앵커 : 요즘 북한에서 개인 텃밭의 작물을 훔치는 어린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배고픔에 못 이겨 어린이들이 '도둑'으로 내몰리는 나라의 현실에 주민들은 절망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덕천에서는 하지(6/22일)를 앞두고 개인 텃밭 올감자가 한창 여물고 있는 데 밤마다 도적(도둑)들이 캐어가고 있어 주민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텃밭 올감자는 코로나 사태와 보릿고개가 겹쳐 날로 악화되고 있는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이 땀 흘려 가꾸고 있는 식량 대용 작물이다”면서 “수확을 앞둔 주민들의 기대가 큰데 하루 밤사이에 감자를 도적 맞히고(맞고)나면 눈물을 흘리는 주민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텃밭 감자 도적을 잡아내려고 주민들은 텃밭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데, 감자 도적을 잡고 보면 뜻밖에도 채 10살도 안된 어린이들이 많아 주민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나도 텃밭의 감자를 일부 도적 맞히고 너무 화가 나 가족이 교대로 감자 밭 경비를 서다 한방 중에 감자 밭에 들어온 도적떼를 잡았는데, 8살, 9살 어린이 다섯 명이 무리 지어 온 것을 보곤 할 말을 잃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5~6월 보릿고개에다 코로나 봉쇄까지 겹치면서 염주군에는 절량세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개인이 농사지은 텃밭 감자와 풋마늘을 밤사이에 도적 맞히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마늘과 감자는 하지(22일)전에 수확하는 작물이어서 식량이 떨어지는 보릿고개에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귀한 작물이다”라면서 “그런데 채 여물지 않은 감자와 마늘을 캐어가는 도적이 늘어나고 있어 주민들은 밤새 텃밭에서 잠도 못자고 도적잡기에 나서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동네 여러 곳에서 마늘을 뽑아가다 잡히거나 새알 같은 감자를 마구 캐다가 잡힌 ‘도적’들이 9살~10살 어린이들이어서 주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붙잡힌 어린이들은 부모도 있고 집도 있으나 부모가 식량벌이를 못하다 보니 배고픔에 못 이겨 또래끼리 모여서 개인 텃밭에서 감자를 캐내어 날것으로 먹거나 풋마늘은 장마당에 넘겨 그 돈으로 식량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한창 잘 먹고 공부를 해야 할 어린이들이 배고픔에 시달려 개인 텃밭에서 감자 등 작물을 훔쳐가는 현실에 기가 막힌 주민들은 ‘이 건 나라가 망할 징조’라며 혀를 차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