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8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5일, 중국 주재 무역간부들에게 충성자금 상납을 독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역간부들과 주민들의 등골을 빼가면서 미사일에 외화를 탕진하는 당국의 행태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대련에 주재하는 북한의 한 무역일꾼은 6일 “어제 중국에 상주하는 무역일꾼들에게 1인당 충성자금 3천달러를 내달 말까지 바쳐야 한다는 당의 지시가 전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 들어 당국이 중국 주재 무역일꾼들에게 부과한 충성자금 과제는 이번이 세 번째이다”라면서 “그 중 두 번은 열차화물과 해상무역이 부분 재개되어서 충성자금을 절반이라도 바칠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중국 현지도 코로나로 봉쇄되어 충성자금 마련이 조련치(쉽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연이어 부과되는 충성자금 과제에 무역일꾼들이 분개하는 것은 어제 또 다시 평양 순안 등 4곳에서 탄도미사일을 8발이나 발사했다는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미사일 한발 발사하는 데 수십, 수백만 달러가 날아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는 데, 올해 벌써 탄도미사일 발사가 몇 번째냐”면서 “미사일 발사에 외화를 탕진하곤 무역간부들의 등골을 빼면서 충성자금을 강요하는 당국의 행태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 동강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의 또 다른 무역일꾼도 “어제 중국 동강에 주재하고 있는 무역대표들은 일인당 3천 달러의 충성자금 과제를 7월말까지 바쳐야 한다는 당국의 지시가 화상회의로 전달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3월에도 당국은 평양에서 진행되는 열병식 행사에 1천~3천달러의 충성자금 과제를 중국 주재 무역대표들에게 부과했다”면서 “당국의 지시를 거역할 수 없는 무역 대표들 중에는 중국 대방한테 돈을 꾸어 충성자금으로 바친 사람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열병식 행사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부분 재개되었던 열차화물과 해상무역이 다시 봉쇄되어 중국에 나와있는 무역대표들은 빚더미에 앉았는데, 또 다시 충성자금이 부과되면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특히 무역대표들은 충성자금 과제가 부과된 어제, 평양 순안 등 여러지역에서 동시에 8발의 미사일이 발사되었다는 소식을 인터넷으로 접하곤 미사일 발사로 외화를 탕진하고 충성자금 명분으로 무역간부들의 등골을 빼내는 당국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5일 평양 순안과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 등에서 여러 종류의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으나 선전 매체들은 이례적으로 관련 보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봉쇄로 악화되고 있는 민심에 역행하는 처사임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