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차관 “북 도발 강력 규탄…3국 안보협력 진전 약속”

조현동 외교부 1차관(가운데)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오른쪽),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제10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가운데)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오른쪽),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제10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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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미일 3국의 외교차관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3국 간 안보협력을 진전시켜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발사 행위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한미일 3국이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이후 외교장관 공동성명 채택, 외교차관 통화, 북핵수석대표 협의 등 3국 간의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한미일은 8일 3국 외교차관 협의회를 갖고 북한의 지속된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공동입장을 내놨습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조현동 한국 외교부 제1차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채택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상 의무를 준수할 것과 국제법 위반 및 긴장 조성, 역내 불안정 행위 등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북한은 지난해 9월 이후 탄도미사일 발사 속도와 규모를 크게 늘렸습니다. 이런 발사들은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 등에 대한 위반이자 국제사회 및 역내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이러한 도발적이고 불안정한 행동을 중단하고 외교의 길로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3국 외교차관은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3국 안보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기로 약속했습니다. 특히 셔먼 부장관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 등 확고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습니다.

조현동 한국 외교부 제1차관은 3국 외교차관 협의회 이후 기자 설명회에서 “지난 5일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한 상황에서 3국 차관은 한자리에 모여 북한, 북핵 문제에 대한 긴밀한 공조 의지를 다졌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핵과 미사일의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현동 한국 외교부 제 1차관:한미일 3국은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추가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실체적 위협으로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긴밀한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한미일 3국 외교차관은 북한에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이 코로나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 제의에 긍정적으로 호응하기를 희망한다”며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향한 길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셔먼 부장관은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가 없다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에 임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셔먼 부장관은 한미일 3국이 협력하면 이룰 수 없는 것은 없다며 3국간 공조체제가 굳건하다는 것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가장 강하고 가까운 동맹”이라며 “한미일은 더 안전하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건설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셔먼 부장관은 지난 7일 조현동 한국 외교부 제1차관과 양자 회담을 갖고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날 셔먼 부장관은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을 각각 만나 북한 문제, 한미동맹 등과 관련한 논의를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은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 이른바 샹그릴라 대화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오는 1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 장관은 회의 기간 동안 한미, 한중 국방부 장관 간의 양자회담 및 한미일 3자회담 등의 일정도 소화할 계획입니다.

아시아안보회의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지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다자안보회의로 한미일, 중국, 아세안 및 유럽의 주요국 국방장관과 고위 군 관계자 및 안보전문가들이 참가합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로 인해 2년만에 재개되는 것입니다.

한편 미국은 오는 17일까지 진행되는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미 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로널드 레이건호, 에이브러햄 링컨호 등 항공모함 2척과 함정 15척, 200대 이상의 항공기, 육해공군과 우주군 병력 약 1만 3000명이 동원됐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군이 이번 훈련에서 북한의 ICBM 탐지 및 요격 가상훈련도 시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