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성공단 무단 가동해 학생 교복 생산

2013년 9월 개성공단 내 의류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2013년 9월 개성공단 내 의류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연합)

0:00 / 0:00

앵커: 북한이 개성공단에 있는 한국기업들의 의류공장 설비를 무단으로 가동해 학생 교복과 내수용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주 초 도 피복공업관리국 간부와 함께 개성공단 안에 있는 의류공장에서 생산하는 학생들의 여름 교복 중, 제품검사가 끝난 완제품을 모두 컨테이너에 싣고 황해북도로 돌아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피복공업관리국은 도 내 소학교, 초·고급중학교 학생들의 교복 생산을 책임진 기관으로써 이달 말까지 학생들의 여름 교복 생산을 끝내고 김정은의 선물로 교복을 공급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 때문에 피복공업관리국에서는 지난 3월부터 남조선기업들이 운영해왔던 개성공단 안의 봉제 시설과 재단 설비 등을 중앙의 허가를 받고 가동하고 있다”면서 “교복을 만드는 재봉공(봉제공)들은 개성공단에서 일했던 개성주민들이 동원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타 지역과 달리 중앙에서 황해북도 학생들의 교복 생산을 위해 개성공단설비를 이용하도록 특별히 조치한 것은 도 내 자리한 다른 피복공장이 설비의 노후화로 가동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황해북도가 최고존엄(김정은)이 여러 차례 현지지도를 진행한 사적지 단위라서 학생들에 제 때에 교복을 선물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20년 9월 김정은 총비서는 큰물피해가 심각했던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를 두 번이나 시찰하면서 큰물피해 지역에 ‘국무위원장 예비 양곡’을 지원하고, 800세대의 살림집을 새로 지어주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개성공단에는 남조선기업들이 운영하던 크고 작은 의류공장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지금도 간부들에 공급하는 겨울 동복과 의류 등을 생산하고 있다는 소식을 신의주에서 개성까지 수입 원단을 화물차로 실어다 준 운전사로부터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8일 “코로나사태 이전부터 평안북도의 여러 외화벌이 의류공장들은 개성공단의 의류 공장에 있는 설비를 무단으로 옮겨다가 의류 임가공 사업을 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봉쇄조치로 외화벌이 원천인 의류임가공 사업은 중단되었으나 당시 무단 이전되었던 개성공단 의류공장설비는 지난해부터 신의주지역 등 도 내 학생들의 교복과 가방을 생산하는데 이용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신의주에도 수출피복공장과 은하피복공장 등 의류생산단위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개성공단의 봉제설비만큼 좋지 못하므로 교복생산에서 속도와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무단 이전된 개성공단 의류공장 설비가 사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지난 5월 9일,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개성공단 내부에서 차량 움직임이 포착되었다며 북한이 개성공단 설비를 무단 가동하고 있는지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