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마당 세대, 사회 변화시킬 희망”

지난 2020년 8월 28일 북한 청년절을 맞아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야외 경축공연이 열렸다.
지난 2020년 8월 28일 북한 청년절을 맞아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야외 경축공연이 열렸다. (/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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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명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북한의 젊은 세대들이 북한 내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외교관이었던 남편과 함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평양에 거주하며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촬영한 사진을 담아 지난해 ‘북한, 어느 곳과도 같지 않은 곳(North Korea, like nowhere else)’을 출간한 린지 밀러 씨는 북한 젊은이들로부터 작은 변화를 관찰했다고 말했습니다.

미 연구기관인 독일마샬펀드가 8일 주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 발표자로 참석한 밀러 씨는 일반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특히 젊은 북한 여성들의 인식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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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독일마샬펀드가 주최한 행사에서 자신이 촬영한 북한 주민들의 사진을 설명하고 있는 린지 밀러씨. /줌 영상 캡처 (Kyung Ha Rhee)

밀러 씨가 평양에 살던 당시는 이미 장마당이 활성화된 때로 주로 가정을 돌보던 많은 기혼 여성들이 장사를 하는 등 여성들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밀러 씨는 평양에서 대화를 나눈 한 젊은 여성이 자신의 학업과 일에 집중하기 위해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고 말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폐쇄적이고 전통적인 북한 사회에서도 여성들의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여성들이 자신들이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인권 유린이나 여성들에 대한 차별에 대해 실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린지 밀러 :실제로 북한 내 이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여성들이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렇게 말하는 여성이 많아진다면 우리가 알아차릴 만큼 큰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이날 행사에 함께 한 탈북민 구출단체인 링크(Liberty in North Korea)의 송하나 대표 역시 전 세대와 달리 어릴 때부터 자본주의를 배우며 자란 장마당 세대가 북한 사회 변화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송 대표는 장마당 세대가 심각한 처벌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외국 영상물 등을 반입하고 시청하는 것은 북한 정권에 불복종하는 태도를 반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장마당 세대가 가져오는 일련의 사회적 변화는 이미 가시적이라면서, 이러한 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송 대표 :이 세대 이후 모든 세대에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북한) 젊은이들의 태도에 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희망을 갖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한편 송 대표는 2020년 코로나 발생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북한의 국경봉쇄 정책으로 북한주민들의 탈출은 물론 중국 내 이동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며, 지난 2년여 간 탈북민 구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링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링크를 통해 구출된 탈북민은 단 한 명에 그쳤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