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 핵실험에도 입장 변치 않을 것”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가 폭파되는 모습.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가 폭파되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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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가적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중국이 이를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의 동서센터가 9일 주최한 ‘2022 한미언론 합동토론회’.

스캇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이날 행사에서 북한이 추가적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중국이 이를 규탄하는 데 동참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를 대체할 수단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향후 대북 독자제재를 더욱 자주 부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캇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 북한의 핵실험이 중국의 한계점일지 여부는 아직 모르지만 지난 수주 간 우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중국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바이든 행정부가 당면한 주요 도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를 대체할 수단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단 것입니다.

앞서 중국은 러시아와 더불어 지난달 26일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신규 대북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결의안은 대다수 안보리 이사국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부결됐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중국이 오히려 북한을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대리자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공동전선의 의미로 북한을 하나의 대리자로 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미국의 확장억제력에 대한 대응의 대리자로 삼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미국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력을 강조할수록 북중 간 밀착 구도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따른 대응 태세로서 필요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은 아니라고 말하며 미국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메시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에 대해 홍민 실장은 북한이 여름 장마로 인한 기술적 어려움으로 인해 당분간 핵실험을 강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핵실험 시 사용되는 계측 장비가 습기에 매우 민감할 뿐 아니라 풍계리 역에서 풍계리 핵실험장갱도로 가는 길은 좁은 비포장도로이기 때문에 비가 오면 계측 장비 운반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홍민 실장은 그러면서 북한은 1차부터 6차까지의 핵실험도 여름 장마철을 피해서 단행한 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해 1월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 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이행, 특히 핵무기의 불가역적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 위협을 감소시켜 나가기 위한 정교하고 장기적인 대북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