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신원식 의원은 한국국방연구원 분석을 근거로 북한이 올해 미사일에 쓴 비용 수준이면 주민 전체에게 코로나 왁찐을 접종할 수 있고 1년치 식량 부족분도 채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신원식 의원은 9일 “북한이 올해 발사한 미사일에 들어간 비용만으로 북한 주민 전체에게 코로나 왁찐을 접종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지난 5월 17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요청한 북한의 미사일 비용 추산 자료를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신 의원은 “북한이 올해 발사한 미사일 비용으로 식량을 사게 되면 1년치 식량 부족분도 채울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북한 주민들이 자신들이 굶주리고 전염병에 희생되는 참상이 김정은의 잘못된 의사결정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김정은 독재 체제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이 나타난다면 이것이 북한의 도발 의지를 포기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신원식 의원실로부터 전달받은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미사일 재료비에만 2,600~4,061억 원, 미화로 2.08~3.25억 달러를 사용했습니다.
여기에 인건비, 기타 비용까지 모두 더한 미사일 총 비용은 5,000~8,125억 원, 약 4~6.5억 달러입니다.
한국국방연구원은 이러한 액수가 화이자 왁찐 2,000~3,250만 회 분량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 전체 인구 2,537만 명에게 화이자 왁찐을 1회 접종한 이후에도 약 710만 회의 왁찐이 남는 분량입니다.
4~6.5억 달러에 이르는 북한의 올해 미사일 총 비용은 평양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51~84만 톤의 식량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기도 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평가에 의하면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분은 86만 톤입니다.
북한은 현재 코로나 왁찐 등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제안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군사적 도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 8발 발사까지 포함해 올해 들어 총 18차례 무력도발을 했고 7차 핵실험 역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미 국무부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지난 5월 17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코로나 왁찐 지원은 거부한 채 무기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북한의 행보를 비판한 바 있습니다.
미 국무부 프라이스 대변인 (현지시간 17일):북한이 현재 필요로 하는 코로나19 백신 지원은 거부하면서도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에 막대한 금액을 계속 투자하는 것은 역설이자 심지어 비극입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There is another great irony, or perhaps it’s even a tragedy, in that even as the DPRK continues to refuse the donation of apparently much-needed COVID vaccines, they continue to invest untold sums in ballistic missile and nuclear weapons programs that do nothing to alleviate the humanitarian plight of the North Korean people.)
국회입법조사처의 이승열ㆍ이승현ㆍ김주경 조사관은 지난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코로나 왁찐을 거부하는 이유와 관련해 “자신들의 약점을 노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분석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장관 후보자였던 지난 5월 12일 인사청문회에서 “코백스의 대북 왁찐 지원이 지금까지 안 된 이유는 부작용 발생에 대한 면책 조항에 북한이 서명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5월 12일 인사청문회):지금까지 진행이 안됐던 이유가 면책 조항, 부작용이 생겼을 때 면책 조항에 대해서 서명을 해야 하는데 북쪽에서 거기에 대해 거부를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코로나로 의심되는 신규 발열 환자 수가 이틀째 5만 명대로 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도 신규 사망자와 누적 사망자 통계, 치명률 등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당국이 민심이반 등을 우려해 사망자 통계치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