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정부가 북한의 7차 핵실험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이 이와 관련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외교부는 북핵 문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9일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미국과 함께 관련 시설 및 활동에 대해 면밀한 추적 및 감시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관련해 핵실험 단행 시기를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근 북한 내 코로나 확산 상황으로 북한의 군사 활동은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전체적으로 북한군은 최근 코로나 영향으로 일부 방역대책을 갖추고 활동을 하면서 예년보다는 전반적으로 훈련 등 군사활동이 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외 특별한 사안은 없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의 출장기간 중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이에 대한 계획도 마련해 놓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 이른바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차 조만간 출국할 예정입니다.
문홍식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샹그릴라 대화 때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이 계획돼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것에 대한 의제나 이런 것들은 회담 직전까지 조율을 계속해나가는 상황인 것이고, 또 핵실험이 만약 그 과정에 있다면 거기에 따른 적절한 내용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한 국방부의 ‘대북정책관’ 직위를 폐지하고 ‘방위정책관’ 신설을 추진한다는 한국 내 일부 보도에 대해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이 감안됐다”며 “안보위협의 변화에 따라 위기관리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조직 구성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외교부는 북한의 핵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와의 공조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은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 :박진 장관은 그 외에도 미국 조야 각계와 접촉을 현재 추진 중에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확정되는 대로 추후에 별도로 알려드릴 수 있으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중 북핵수석 대표 간의 유선 협의도 이뤄졌습니다.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은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선협의를 가졌습니다.
김 본부장은 역내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 행위에 국제사회가 단합해 대응해야 함을 강조하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와 외교의 길로 돌아올 수 있도록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해 줄 것도 요청했습니다.
이에 류 대표는 역내 정세 안정을 위한 한중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며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여승배 한국 외교부 차관보는 지난 8일 화상으로 개최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고위관리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행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전 세계 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동아시아정상회의 회원국들이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고 단합된 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또한 한국 외교부는 미국 뉴욕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개최된 유엔 총회 토의에 대해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가 재확인된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열린 유엔 총회 토의는 지난 3월과 5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한 추가 제재 차원의 신규 대북제재 결의안이 지난달 26일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되면서 열렸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이를 설명할 유엔 총회 회의를 열흘 안에 소집해야 한다는 지침에 따른 겁니다.
한국 외교부는 “안보리 결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총회 토의가 개최된 상황은 유감”이라면서도 “총회 차원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핵미사일 개발 지속에 대한 규탄 및 우려, 북한이 추가도발을 자제하고 외교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한국 외교부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7차 핵실험과 관련된 논의가 있을지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9일 북한 매체는 지난 8일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소집됐으며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직접 참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북한의 전 분야 정책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어떤 내용이 어느 수준으로 논의되고 그 내용이 어떻게 발표될지에 대해서는 북한의 발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당국자는 “이번 전원회의가 북한 주민의 민생을 안정시키고 실질적인 비핵화와 남북관계 정상화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의 의류공장 설비를 무단으로 가동해 학생 교복과 내수용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는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에 대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사실 관계를 지속적으로 파악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한국 정부는 한국 국민의 재산에 대한 일방적 침해는 남북 간 관련 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개성공단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 4월 26일과 지난달 9일 두 차례에 걸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확인을 요청했으나 아직 북한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