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강요로 엉터리약 생산하는 북 약공장

지난 15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마스크를 쓴 채 평양 시내 약국을 시찰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사진.
지난 15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마스크를 쓴 채 평양 시내 약국을 시찰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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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심각한 의약품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당국이 고려약(전통 한약) 생산을 적극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약재 부족에 시달리는 제약공장들은 유효성분이 모자란 엉터리약을 생산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염주군의한주민소식통은 7일 “전국적으로코로나감염이의심되는유열자가계속발생하고있지만이들에게필요한의약품이결정적으로부족하다”며 “당국이의약품부족상황을해결하기위해고려(한방)약공장들에고려약생산을늘릴것을강요하고있다”고자유아시아방송에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염주고려약공장은작은지방공장이지만우리나라에서꽤알려진공장으로우황청심환, 마가목기침단물약, 사포솔등다양한고려약을생산해왔다”며 “지난달도비상방역지휘부성원들이공장을둘러보면서약품생산을배로늘릴데대한지시를내렸다”고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이어서 “공장지배인이약품생산을늘리려면약초(한약재)와첨가제를비롯한원자재가결정적으로부족하다고하소연했으나고려약생산을늘리라는것은도차원의지시가아니라당중앙의지시라며무조건집행하라는대답이돌아왔다”고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우황청심환한가지를생산하자고해도우황, 인삼, 산약을비롯해 30여가지의약재가필요하다”며 “특히사향과우황같은약재는워낙귀한약재여서어디서더구해올수도없다”고말했습니다.

소식통은그러면서 “결국보유량이부족한사향, 우황, 인삼등의약재를규정된양보다터무니없이적게넣어생산하고있다”며 “이렇게하면약효가없다는것을잘알면서도위에서무조건생산량을늘리라고내려먹이니공장의입장에서는그렇게할수밖에없다”고강조했습니다.

이와관련함경북도명간군의한주민소식통은 “10년가까이생산이중단되었던명간고려약공장도요즘고려약생산을다시시작했다”며 “부족한의약품을최대한군자체로해결하라는당의방침이내려왔기때문이다”라고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전국에 1960~70년대에세워진고려약공장들이꽤되지만지금까지생산을멈추지않고운영을계속해온공장은몇개되지않는다”며 “2층건물로된명간고려약공장도오래동안생산을거의하지못하고있다가이번에군의도움으로몇가지설비를수리정비하고생산을시작했다”고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이어서 “생산을시작하면서군약초관리소가가지고있는약초가부족해약초장사꾼을비롯해주민들이가지고있는여유약초를자발적으로바칠것을호소했다”며 “하지만들어오는약초가없어공장종업원중에서젊은청년들을산에보내부족한약초를캐와야한다”고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기본약재외에도 들어가는첨가제가많은데부족한것이한두가지아니어서약재를혼합할때일부약재를적게넣고있는데사포솔(기침물약)의경우약재외에물엿이전혀들어가지않아굉장히쓰다”며 “약을담을병도없어주민들이수매소(고물수거소)에바친비닐병을물에씻어재사용하고있다”고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그러면서 “위에서는항상생산에필요한원자재보장대책은없이 군중을발동(동원)하고내부예비자원을활용하라고하는데그렇게말만하면모든것이해결이되는가”라면서 “지금은공장이억지로돌아가고있지만몇달후에는원자재가바닥나다시문을닫게될것은뻔한일”이라고강조했습니다.

기자안창규, 에디터오중석, 웹팀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