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찾아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을 만납니다. 박 장관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양국 간 외교장관 회담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10일 박진 외교부 장관이 오는 1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워싱턴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취임한 박 장관이 블링컨 장관과 첫 대면 회담을 하는 것으로,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 개최 이후 약 3주 만에 양국 외교수장이 대면하는 것입니다.
한국 외교부는 “양 장관은 정상회담 합의사항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한미 간 긴밀한 대북 정책 공조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핵실험 준비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 문제에 대한 공조 방안도 이 자리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한국 외교부는 지난 9일 박 장관이 블링컨 장관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 9일): 박진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초청으로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박 장관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독자제재에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하는 문제에 대해 한국 새 정부가 많은 검토를 했고, 구체적인 여러 방안들을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박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시기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일단은 핵실험 준비를 다 마친 것으로 관측하고 있고, 정치적 결단만 남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약 핵실험이 이뤄지면 국제사회와 공조해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북한에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단호한 대응태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장관은 이날 남북한 겸임 공관 모임인 ‘한반도 클럽’과 북한에 상주 공관을 둔 주한 공관 모임인 ‘평화클럽’을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박 장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상황을 좋아지게 만들 수 없다”며 “오히려 이번 유엔 총회에서 드러났듯 북한은 더욱 고립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 대북 정책의 핵심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북한이 얻을 것은 없으며, 잃을 것만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억제력 강화를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계속 보낼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엄격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새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항상 열려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박 장관은 같은 자리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로 향하는 과정에 착수한다면 한국은 담대한 계획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클럽은 대사가 서울에 주재하면서 주북한대사를 겸하는 20개 대사관과 외교부의 협의체이고, 평화클럽은 서울과 평양에 모두 상주 공관을 둔 20개 대사관이 참여하는 단체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취임한 한국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공개 발언을 통해 북한을 적으로 규정했습니다.
박정환 한국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25사단에서 열린 ‘아미타이거(Army TIGER) 시범여단 전투단’ 선포식 훈시에서 “우리의 적,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를 통해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불확실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한국 국방부도 지난달 배포한 장병 정신전력 교재에 ‘북한 군과 북한 정권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담은 바 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북한의 핵 관련 활동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는 행위입니다. 북한은 이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통일부는 한미 정보 당국이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주요 핵시설 및 지역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8일 시작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와 관련해서는 관영매체들이 추가 보도를 하지 않은 것이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