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외무상에 임명된 것을 두고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그를 강온 대미외교 양쪽으로 모두 적합한 인물로 평가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 당시 미북 간 비핵화 회담의 북한 측 핵심 역할을 맡았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최근 외무상 겸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됐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담당 국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총비서는 최 신임 외무상이 향후 북한이 한미 당국과 대화재개 또는 ‘강대강’ 노선을 두고 두 가지 가능성 모두 저울질하며 대응해 나가는 데 적합한 인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이번 인사 관련 “분명한 점은 북한으로부터 대화 혹은 대립 등 어떤 행동을 보기 직전에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 이제 북한의 행동은 두 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외교를 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나 미국이 기본적으로 전략적 인내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북한이 외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것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역타격(blowback), 즉 '강대강' 대립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최선희 신임 외무상이 대미 외교에 경험이 풍부하면서도 미국에 강경한 성향의 인물이라는 점은 향후 북한이 미국과 외교를 재개할 가능성은 물론, 필요시 더 많은 핵과 미사일 시험에도 열려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설명입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부편집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선희 외무상의 영어실력과 그가 외교계와 학계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는 리선권 외무상이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된 것은 한국 정부에 대한 북한의 강경한 기조를 예상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그러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올 여름, 코로나 사태가 극복됐다고 판단하고 필요한 미사일 시험발사 일정이 마무리된 후 한국과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비공식적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고 그는 내다봤습니다.
배리 부편집장은 다만 북한은 스스로 설정한 주기에 맞춰 움직인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은 군사무기 시험이 필요한 기간에는 스스로가 충분한 시험을 통해 원하는 역량이 확보됐다고 판단할 때 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배리 부편집장은 거듭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무기 시험을 중단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록 최선희 신임 외무상이 미국에 ‘매우 친숙한’ 얼굴이지만, 북한과 단시일 내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한 부푼 기대감은 우선 접어 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우리는 항상 북한의 정치(선전)전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김정은 총비서는 애초에 이번 임명 결정을 통해 외부의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는 상황을 원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