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수석특별보좌관으로 활동했던 발비나 황 미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최근 한미 양국이 군사 대비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을 억지하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서혜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 한미 외교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며 핵실험 강행시 장단기 군사 대비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는데, 어떤 의미로 보십니까?
황 교수 : 박진 (한국) 외교장관의 발언은 한국 국내적으로 보내는 메시지였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새 대통령이 새 지도부에 대한 매우 강한 신뢰를 구축하고, 이러한 강력한 신호를 북한과 한국에 보내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이 대비태세, 특히 군사 대비태세의 변화에 대한 실제적인 측면보다도 (이러한 발언이) 매우 상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외교부가 어떤 종류의 방위 태세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외교를 담당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기자:그렇다면 북한의 핵실험을 억제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황 교수 :북한이 모든 국가의 어떠한 행동에도 반응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저는 사실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군사 태세를 강화하거나 확대하는 등 방어 태세를 강화하면 북한이 긴장해 행동을 취하도록 만든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주장으로 한국이 방위력을 증강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이러한 북한의 계산적인 행동으로 인해 한국이나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고 자국의 안보 문제를 고려하는 것이 결코 저지돼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하려는 것은 자신의 지도력을 확립하려는 겁니다. 그는 실제로 행정부의 첫 행보로 새로운 분위기를 확실히 확립하기 위해 매우 강력한 신호를 보내려고 합니다. 특히 북한을 억지하기 위해 이러한 신호를 보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실제 핵을 시험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겁니다.
기자 :북한은 미국의 지속적인 대화 제안에도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과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황 교수 : 이 질문은 가장 어렵고 도전적인 질문입니다. 저는 북한은 독립적인 국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북한을 협상장으로 되돌아오도록 강요하거나 유인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협상장으로 복귀하기를 원해야 합니다. 북한을 강제로 나오게 하거나 충분한 장려책을 제공할 수 있었다면 북한이 다시 협상장에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가능한 거의 모든 시도를 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유도책을 찾지 못한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이 원하는 것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북한이 단순히 지금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결정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특히 현 시점에서 북한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북한과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가정해야 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기자 :정부와 민간이 동시에 참석하는 트랙 1.5 또는 비정부기구가 주도하는 트랙 2 같은 방식을 통해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황 교수 :트랙 1.5 또는 트랙 2는 수단이고,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완전한 핵 폐기 외에는 아무것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어떠한 핵무기도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의 입장은 핵무기를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협상의 여지가 있는 것은 핵무기를 제외한 모든 것입니다. 트랙 1.5를 통해 학자들 사이에서 문화 교류를 시작하는 등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핵무기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핵무기 외의 것을 논의할 의지가 있다면 대화가 다시 시작될 수 있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그 논의가 한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핵무기 외에 다른 어떤 분야에서 북한과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생각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이것이 한국이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 이후에 핵 문제에 접근할 수 있겠죠. 저는 이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발비나 황 미 조지타운대학 교수의 견해를 서혜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