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정부는 개별 국가 차원의 독자 대북제재와 관련해 이 같은 조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서 발생하는 빈틈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20일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에 대한 보완 효과를 한미가 논의하고 있는 대북 독자제재의 첫 번째 효과로 들었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의 최근 방미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기자들과 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서 생기는 빈틈을 메울 수 있는 것은 각국의 독자제재”라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 관련 메시지 발신, 그리고 국제적인 공조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점을 독자제재의 또다른 효과로 꼽았습니다.
특히 대북 메시지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북한에 대한 메시지 효과도 있지만, 한국 내에서 많은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가운데 대북제재에 대한 경각심을 키울 수 있다”며 자칫 북한과 연루될 수 있는 경제활동에 대한 주의를 환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최근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독자제재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일반적인 원칙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미는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서는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에 그치지 않고 독자제재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회담에서 억지, 제재 압박, 그리고 대화라는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이용해 총체적으로 북핵 문제를 다뤄 나간다는 점에서 세 가지 요소가 골고루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며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는 핵 개발에 따르는 부담을 늘려야 한다며 이 같은 세 가지 수단을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 오바마 정부 당시의 이른바 ‘전략적 인내’ 수준 이상의 정책적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는 “미국은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고 명확히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북핵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다루고 있다면서, 그 때문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대화를 제의해왔고 최근에는 좀 더 구체적인 제의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도발 억제에 필요한 중국의 역할과 관련한 질문에는 “최근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북한과 경제적인 관련성이 매우 큰 중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는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 국방부 실장급이 참가하는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가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문홍식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 KIDD는 연 2회 실시되고 있으며 주기적, 정례적으로 개최해온 협의체입니다. 현재 미 국방부와 개최 관련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KIDD는 지난 2011년 한미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는 안보협의회의(SCM) 합의에 따라 설치된 협의체로, 지난해까지 매년 두 차례씩 열렸습니다.
올해 상반기 회의는 지난 5월 개최 예정이었지만 한국 측 수석대표인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공석이어서 연기됐고, 이번 회의는 북한 동향과 한반도 정세 등을 고려할 때 다음 달 중순 이전에 열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KIDD에서는 한미 정상의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와 연합방위태세 강화 합의의 구체적인 방안이 최우선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앞서 한국 국방부는 지난달 기자설명회에서 전략자산 적시 전개와 연합훈련 확대를 논의할 양국 간 협의 통로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SCM과 함께 KIDD를 꼽은 바 있습니다.
한미 국방부는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방장관회담에서 북한 핵실험시 미군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신속히 전개하는 방안에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준비와 잇단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발 원점을 응징 타격하기 위한 한국 공군의 대규모 공중종합훈련도 실시됩니다.
한국 공군에 따르면 제29전술개발훈련비행전대는 20일부터 24일까지 전반기 ‘소링 이글(Soaring Eagle)’ 훈련을 실시합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던 지난 2018년부터는 훈련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북한 도발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이번에는 5년 만에 공개 실시됩니다.
핵실험 준비 징후와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 등으로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는 북한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훈련에는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비롯해 F-15K, F-16, KF-16 등 전투기와 전술통제기 및 항공통제기, 수송기 등 항공전력 70여대, 그리고 임무요원 200여명이 참가합니다.
29전대장 이철우 대령은 “적 도발에 대한 신속대응능력을 구비하고 고위협 표적에 대한 타격 능력을 검증해 최상의 작전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며 “실전적 훈련으로 완벽한 영공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