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한국형 발사체 성공, 북한 공중감시 능력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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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이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북한을 공중에서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이 진전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장음 “5, 4, 3, 2, 1, 엔진점화, 이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공식영상)

한국시간 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날아오른 누리호. 최종 목표 고도인 700km에 도달하자, 센터 관계자들은 서로를 껴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후 5시경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투입돼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하고, 궤도에 안착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 대한민국은 우리땅에서 우리손으로 우리가 만든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올리는 7번째 나라가 되었습니다.

정부 발표 뒤 2시간여 지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평양 공중 감시 능력’이 진전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이 ‘북한의 군사활동을 감시하고 추적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대형 위성’을 궤도에 성공적으로 올려놨다’고 전했습니다.

“누리호 성공은 한국이 위성으로 주변 국가 정보를 수집할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며 “한국은 자체 개발한 우주 감시 시스템을 통해 미국 첩보 위성에 의존하지 않고도 북한 미사일과 핵시설을 감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미국 뉴욕타임즈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더 효과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자체개발 위성을 배치하는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동안 미국 위성에 의존해 북한을 감시해온 한국이 북한 미사일 위협이 커지는 시점에서, 자체 로켓으로 우주에 눈과 귀를 놓길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의 북한전문가인 변 마이치 코리아리포트 편집장은 21일 북한을 토끼, 한국을 거북이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먼저 우주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한국이 역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전세계에서 로켓엔진과 부속장치를 자체 개발하고 조립해 발사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EU뿐이었는데, 한국도 이 그룹에 들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도 우주 엘리트 그룹에 포함되고 싶어했지만, 한국이 먼저 합류했다고 전했습니다.

누리호 발사 성공을 본 미국의 저명한 군사전문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이 북한을 감시할 능력을 갖게될 것이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라며 “우주감시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한국의 본격적인 노력이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한국이 우주감시시스템을 완성하려면, 3~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기간 동안 대규모 재정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 지구 저궤도에서 이뤄지는 위성감시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여러개의 위성이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감시를 위해선 12개 정도 위성이 필요하죠. 아마도 3년에서 5년 정도 걸릴 것입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한국이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미국 첩보 위성에 의존하지 않고 북한 핵시설 등을 감시할 수 있게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21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