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북한 평안북도 국경일대에 자리하고 있는 국경경비대가 연료난으로 해상을 순찰하는 경비정 운행을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평안북도 국경경비대의 한 간부 소식통은 20일 “요즘 중국 동강과 마주하고 있는 신도군과 용천군 국경일대에서 해상을 순찰하는 국경경비대 경비정은 한 두 척에 불과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압록강 하류와 서해바다 해상에는 4대 정도의 경비정이 1~2시간 간격으로 해상을 순찰하며 국경경비를 강화해 왔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연료가 부족해 국경경비대 경비정 한 척과 작은 뽀르래기(고속경비정)한대가 1~2시간 간격으로 해상을 순찰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국경경비대는 백마에 자리한 군부 연유창(연료공급소)에서 연료를 공급받아 경비정을 운항해왔으나 코로나 사태로 연료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가 지난 4월말부터 화물열차 운행과 해상 무역까지 전면 중단되면서 중국에서 수입하던 연료 수입마저 끊겨 한 두 척의 경비정도 운항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의주군의 한 군 간부 소식통도 같은 날 “중국 단둥과 마주하고 있는 의주군 국경일대에는 해상을 순찰하는 경비정 숫자도 줄어들고 낮에는 해상 순찰 횟수도 줄일 때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연료난으로 해상을 순찰하던 4~5대의 경비정 숫자가 2대로 줄어들고, 이 마저도 낮에는 1~2시간에 한번 해상을 순찰하던 횟수가 3시간에 한번으로 감소했다는 얘깁니다.
국경 해상에서 순찰정이 정상 운항하려면 국가에서 연료 공급량이 충분해야 합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대북제재 강도가 높아지면서 국경경비대의 연료 공급량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7년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단행한 6차 핵실험(9.3)에 대응해 북한에 유입되는 원유공급량을 연간 400만 배럴로, 정제유류는 연간 200만 배럴로 제한한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를 채택했습니다. 그런데 2017년 11월 북한이 또 다시 대륙간탄도미사일‘화성-15형’을 발사하자 외화수입 원천인 해외 파견 노동자들을 24개월 내 귀국하도록 조치하는 등, 정제유류 공급량을 기존의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감축하는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를 채택한 바 있습니다.
이로부터 북한에는 국영공장 기업소는 물론, 군부대에 공급할 연료마저 부족해 시달리고 있는 데, 2020년 코로나 사태로 국경봉쇄까지 겹치게 되면서 심각한 연료난이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1년 4월경부터 해상무역이 부분 재개되면서 국경경비대는 중국과의 밀수로 연료를 수입해 해상 경비정을 운항해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중국정부가 북한과 마주한 단둥과 동강 등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며 도시를 봉쇄하고 해상에서 북한과의 밀수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실태가 이렇다 보니 요즘 중국 변방대는 (북한에서)코로나 전염을 차단한다며 해상 순찰정을 대폭 늘리고 해상밀수를 통제하고 있어 (북한)국경경비대는 연료 밀수가 전면 중단되어 경비정을 운항할 연료가 부족해 해상 순찰정이 대폭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판이한 현실 앞에 국경경비대 간부들과 군인들 속에서는 나라가 가난하니 해상 국경에서 코로나에 대처하는 두 나라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지금같은 상태가 장기화된다면 해상 국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팁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