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북 영변 핵시설 ‘500호 건물’ 부근 굴착공사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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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방사성 폐기물처리 건물 부근에서 새로운 굴착공사 진행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방사화학실험실에서 나오는 새 폐기물 저장을 위한 목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11일 북한 영변 핵시설 내 방사성 폐기물 저장소인 ‘500호 건물’ 서쪽에서 새로운 굴착활동이 포착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달 3일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매체는 굴착공사가 진행 중인 건물의 서쪽은 이전에 사용된 적 없는 500호 건물의 두 번째 문(bay door)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굴착활동은 건물의 구조적 문제나 폐기물 유출 문제 해결 혹은 방사화학실험실의 새 폐기물을 저장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다만 이번 굴착활동이 전략적 기만 전술의 일부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4월에서 2017년 3월 사이 500호 건물 주변에 도랑을 팠다 메운 적이 있지만, 이후 이 건물에서 주요 활동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울러 이 매체는 최근 북한에서 폭우가 발생해 영변 핵시설 주변의 구룡강 물이 불어났다고 전했습니다.

이달 3일과 9일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로 인해 핵시설 건물들이 당장 침수될 위험은 없다면서도, 이번 홍수가 현재 핵시설 내 진행 중인 작업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매체는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로 건설이 중단된 50메가와트(MW)급 원자로 건물 주변에서 서서히 해체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여러 구조물들의 지붕이나 벽면이 제거됐다고 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원자로 건물 동쪽에 위치한 구조물의 기둥 30~40개가 지난해 6~7월 경 해체되기 시작해 이달 3일 기준 기둥 16개만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체는 북한이 기둥 철거 공사를 위해 중장비 건설 장비를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이러한 장비가 위성사진에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역시 지난달 이 같은 해체 과정을 확인했다며 이는 다른 건설 사업에 재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매체는 또 지난해 5월부터 확인됐던 폐연료봉 보관 시설의 해체 작업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외에도 매체는 올해 초부터 방사화학실험실의 물품 운송·수령 건물 등의 부근에서 차량이 포착되는 등 사소한 활동이 포착됐지만 주요 활동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지난 5월 우라늄 농축 공장의 캐스케이드 홀(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 다수를 연결한 설비) 북쪽에 위치한 새로운 건물의 지붕 공사가 완공됐다면서도, 이 건물의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고 현재 우라늄 농축 시설의 운영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지난해 7월 말부터 실험용경수로(ELWR) 남쪽에 짓고 있는 건물 3개 중 2개는 외형상 완성 단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매체는 이 건물들의 건설 목적 역시 알 수 없다면서도 위치를 고려할 때 경수로 운영 지원시설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11일 데릭 촐릿 국무부 선임 고문이 11~12일 방한해 한국 정부, 학계, 시민사회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의 위협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촐릿 선임 고문은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여승배 한국 외교부 차관보를 만나 한미동맹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