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친러 도네츠크 독립 승인…“미국보단 러시아와의 관계 더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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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독립국가를 공식 인정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보다는 러시아와 관계 유지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13일 러시아, 시리아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번째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승인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에서 "북한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훼손하려는 시도로 간주한다"며 이날 부로 북한과 외교적 관계를 끊는다고 밝혔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13일 영상을 통해 북한의 이 같은 결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젤레스키 대통령 :오늘 도네츠크 정부 관료가 북한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모든 수준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 연구원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크라이나의 친러 독립정부에 대한 북한의 공식 승인은 불량국가들 간 상호 정치적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러시아가 현재 북한에 많은 군사·경제적 지원을 할 수 없는 정치적 상황에 있지만 북한이 여전히 러시아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이 같은 결정이 향후 미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다시 한번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보다는 러시아와의 관계 유지에 더욱 관심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그러나 북한의 도네츠크 정부 승인에 대해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로 대응할 정당성은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 담당 국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친러 우크라이나 독립정부를 승인함으로써 러시아로부터 대북제재 회피를 통한 지원을 계속 받길 희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루지에로 전 국장은 그러나 이것이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미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부편집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정부를 지지하는 것은 러시아에는 큰 의미가 없지만 북한에는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개발 등과 관련해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북한이 지난 2013년과 2015년 우크라이나 안토노프사가 생산한 여객기를 도입한 것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의 북한과의 외교 단절로 향후 여객기의 보수·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향후 이들 여객기의 안전과 효율적인 운행을 위해 안토노프사로부터 장비나 부품 등을 지원받아야 하는데 이번 외교 단절로 조달이 힘들 것이란 설명입니다.

기자 김소영,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