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체인’ 논란 속 '북핵 해법 = 한국 핵무장'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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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핵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선제타격 전략인 '킬체인'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위험하다'는 주장과 '당연한 전략'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더 근본적인 대책은 한국의 핵무장'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한미연합군이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북한도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강대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움직임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군비경쟁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한국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킬체인 시스템’은 북한을 더욱 자극하고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안킷 판다(Ankit Panda) 선임연구원은 26일 로이터통신에 “핵 보유국의 지도부를 제거한다고 위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습니다.

미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의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 동아시아 비확산 담당 국장도 ‘킬체인’은 “한반도에서 핵전쟁으로 가는 가장 그럴듯한 경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킬체인’이 핵개발에 나서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적절한 전략이라고 설명합니다.

킬체인은 간단히 말해 북한의 공격 징후가 명확할 때 자위권 차원에서 도발 원점을 선제타격한다는 개념입니다.

군사전문가인 미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Bruce W. Bennett) 선임연구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북 방어체계인 ‘킬체인’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브루스 베넷 : (북한의 핵개발)이 공격 목적이라면, 한국 정부는 북한의 공격능력에 대응할 방어 체계를 구축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 것 가운데 하나가 킬체인입니다. (And if they're for offensive purposes, the South Korean government has a responsibility to its people to build some form of defense against that North Korean offensive capability. And in my mind, the kill chain is the major part of that response.)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킬체인 보다도 확실한 전략은 한국이 자체 핵무장에 나서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해양대 박용수 교수는 최근 아세아연구 65권 2호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현재 한국은 킬체인 등으로 북핵 위협에 대응하고 있지만, 안보전문가들은 재래식 전력으로 핵무기를 타격한다는 방어 전략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미 다수의 안보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미국이 워싱턴 DC 등 자국 영토에 대한 핵 보복 공격의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으로부터 서울을 방어할 것인가?”라는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핵 문제 해결을 핵균형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자체 핵무장 외엔 북핵 위협에 맞설 방법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재래식 무기 세계에서는 전쟁의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오판이 발생하고 전쟁에서 패배하더라도 그 피해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핵무기 세계에서는 전쟁이 발발하면 피해가 무한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국가들이 전쟁을 억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