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대 군인 협동농장에 집단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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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제대군인들을 전국의 협동농장에 집단 배치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올해 전역을 앞둔 군인들이 불만에 싸여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4일 “중앙의 지시에 따라 협동농장들에 제대군인을 무리(집단)배치하는 문제와 관련해 국방성(구 무력부)에서 제대군인 파견 지휘조를 꾸리고 올해와 내년에 제대 될 대상들을 선별해 전국의 농촌에 진출시키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총정치국에서는 각 부대 정치부들에 위임하여 농촌에 진출할 대상 선발 등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제대군인을 협동농장에 집중 배치하게 된 배경에는 농촌 인력들의 고령화가 가속화 되고 젊은 인력들이 농촌을 빠져나가 다른 생업에 종사하는 바람에 농사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중앙에서 매번 농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농장들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어 당국이 급한 나머지 제대군인들을 농촌에 집단 배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각급 부대 들에서는 올해와 다음해에 제대 될 군인들 가운데서 농촌연고자들은 기본으로 선발하고 부대별로 계획(할당)된 농촌인력 보충을 위해 도시의 공장 기업소 종업원자녀들도 선발하고 있다”면서 “올해 제대를 앞둔 군인들은 이번 농촌 집단진출 명단에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총정치국에서는 각급 부대별로 올해 농촌에 집단 진출할 제대군인 대상들을 11월중순까지 노동당원으로 입당시킬 데 대해 지시했다”면서 “하지만 제대를 앞둔 군인들 속에서는 한 번 농촌에 배치되면 일생 농사를 지어야 하고 자식들도 대대로 농민이 되어야 하는데 노동당 입당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면서 어떻게나 농촌 진출 명단에 포함되지 않기를 염원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총정치국에서는 매 부대마다 군인모임을 열고 농장에 진출할 제대군인을 군인들의 추천을 통해 선발하는 형식을 갖추도록 지시하였다”면서 “농촌에 파견되는 군인들이 농촌 진지를 강화하는 데서 핵심적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상적으로 잘 무장시켜 보낼 것을 지시했지만 농촌집단진출에 걸린 제대군인들의 사기가 형편없이 떨어졌는데 사상 무장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제대 될 군인들의 농촌 집단 진출뿐 아니라 내년 제대를 앞둔 군인들도 농촌 집단 진출을 피할 길이 없어 군대의 사기저하는 물론 부대 전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면서 “어떤 군인들은 앞으로 제대하게 되면 농촌집단 진출에 걸릴 것이 뻔하고 그렇게 되면 노동당 입당은 자연적으로 되는데 입당하겠다고 열심히 군 복무할 필요가 있냐면서 노골적으로 직무를 태만히 하고 있어 전체 군인들의 사기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당국은 해마다 인력 보강을 이유로 제대군인들을 환경이 열악한 탄광이나 협동농장, 건설노동 현장에 집단 배치하는 바람에 제대를 앞둔 군인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2021년 4월 방송에서 북한당국이 제대군인들을 탄광, 건설현장, 농촌 등 노동강도가 센 열악한 직장에 집단 배치해 제대를 앞둔 군인들의 불만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미 중앙정보국(CIA) 국가현황(Factbook)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북한의 병력 규모는 110만에서 130만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또 2021년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의 의무 군 복무 기간은 남성은 7~8년, 여성은 5년입니다.

기자 이명철, 에티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