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담대한 구상’ 거부한 북에 “대화∙외교 거듭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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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한국 정부가 제안한 '담대한 구상'을 거부한 것에 대해 첫번째 단계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와 외교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은 19일 북한 관영매체 등을 통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이를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비난하면서 제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표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19일 이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이 18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노력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앞서 프라이스 대변인은 비핵화가 점진적인 과정을 통해 이뤄질 것이며 첫번째 단계로 북한이 대화와 외교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 :우리는 선행 단계를 여러번 밟았고, 다시 말하지만 북한과 직접 외교를 할 준비가 돼있습니다…북한이 우리와 역내 동맹국들로부터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환영할 만한 첫걸음일 것이고, 어떤 단계적 조치를 밟는지에 따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가운데 프라이스 대변인은 19일 성명을 내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세계적인 과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한미 공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블링컨 장관은 광복절 연설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 특히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확보하기 위한 한국의 결연한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한국 외교부도 블링컨 장관과 박 장관이 통화했다고 밝히며 두 장관이 한국의 ‘담대한 구상’을 북한이 거부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반응과 관련해 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19일 RFA에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유엔 결의를 준수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해왔다”며 “부분적으로 협상을 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협상의 의지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때때로 우리는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기 전, 도발이나 강력한 언어를 사용하는 걸 볼 수 있지만 북한이 결국 무엇을 하게 될지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북한을 다시 협상장으로 나오게 할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 경제적∙ 외교적 이익, 안전 보장을 제공하거나 국방력을 축소해서는 안됩니다.

또 김여정 부부장이 윤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것에 대해 “이후 만약 북한이 다시 협상에 나선다면 김정은 총비서를 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정치인으로 묘사하기 위함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 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이날 RFA에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수 있는 현상에 만족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한미는 북한이 비핵화에 전념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제재를 이행하고 북한에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프랑스 전략연구재단(FRS)의 앙투안 봉다즈 (Antoine Bondaz) 연구위원은 19일 한국 정부의 제안을 거부한 북한의 의도를 묻는 RFA 질의에 “(담대한 구상에 비핵화 조치의) 대가로 주어지는 보상이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관계 악화로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미국과 한국이 아닌 중국과 러시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앞으로 몇달 또는 몇년 동안 (북한의 전략은) 우선적으로 이 두 이웃 국가들에 맞춰 전향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프라이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한미 두 장관은 대만 해협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국제적이고 규칙에 기반한 질서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공동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한국과 일본 방위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오는 8월 22일부터 27일까지 한국과 몽골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정부 관리들과 회의를 갖고 북한과 러시아의 부당하고 잔혹한 위협을 포함해 광범위한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한 한미 동맹, 양국의 협력 강화를 논의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