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박멸” 북, 7월 인공호흡기·마스크·항생제 등 대거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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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를 박멸했다'고 선포한 뒤 마스크 벗은 주민들의 모습을 방송하고 있는 북한이 지난달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항생제 등을 대거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외적 선전과 달리, 내부에서는 코로나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일 김정은 총비서가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를 박멸했다”고 선포한 뒤 최근 북한 관영 매체는 마스크를 벗은 주민들이 붐비는 해수욕장을 보여주며 코로나에서 벗어난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내부 사정은 대외적 선전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수입품 통계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GAC∙세관)가 20일 공개한 북한의 7월 수입 품목에 따르면, 북한은 마스크 완제품과 마스크 재료, 인공호흡기와 주사기, 아목시실린 등 항생제, 수술 장갑 등 의료용품을 500만 달러어치 넘게 수입했습니다.

지난 5월 의약품 수입이 전무했던 북한은 6월 인공호흡기와 항생제, 마스크 재료 등 350만달러어치 가까이 수입한데 이어 7월에도 의료용품 수입을 늘린 것입니다.

수입품목을 살펴보면, 침습적 인공호흡기 2만1천달러어치, 주사기와 바늘 등 9만달러, 아목시실린과 암피실린 등 항생제 55만7천 달러, 혼합 및 혼합되지 않은 의약품 77만8천달러, 비타민제 등 29만 달러어치를 수입했습니다.

의료용 장갑 1만5000개 3800달러, 생물 및 화학 실험 기구는 1만8천 달러어치를 들여왔습니다.

마스크 완제품 123만장 4만4천달러, 마스크 필터 부직포 제작 등에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은 295만 달러어치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중접경지역에서 북한 보건체계를 연구했고, 방북 경험도 있는 미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 길버트 번햄(Gilbert Burnham) 교수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마스크 완제품을 123만장 수입한 것은 평소와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But it seems that 1.23 million facemasks are not a routine order)

마스크 완제품은 북한 상류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보다 더 많은 마스크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Masks are limited time use items, so a large number are going to needed. It may be that these masks are for the upper strata of the society, with the lower levels using cloth masks which can be made locally)

그는 북한이 코로나를 박멸했다는 발표는 믿기 어렵고, 비루스(바이러스)는 봉쇄조치로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라며, 마스크 수입 통계를 볼 때 북한 정권이 내부적으로는 코로나 확산 억제를 위해 고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With ongoing transmission and this order for a million + masks, I would surmise the authorities are trying hard to contain an ongoing epidemic.)

한편, 북한당국이 코로나 종식을 선포했지만, 실제 코로나 비루스 환자로 의심되는 고열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이들이 격리시설에 수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7월 중국으로부터 쌀 515만5천 달러어치, 담배 356만달러, 콩기름 198만 달러, 설탕 121만 달러, 밀 105만달러어치 등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