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NPT 회의 제2위원회, 북한 관련 내용 견해차로 “합의 도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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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의 제2위원회는 마지막 회의에서 북한 관련 내용 등에 대한 견해차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등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 핵폐기 등에 대한 문안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 중인 제 10차 NPT 평가회의 산하 제2위원회는 22일 열린 위원회 마지막 회의에서 보고서 초안내용에 합의하지 못해 위원장이 사실을 요약한 보고서(Chair's working paper)로 대체했습니다.

제2위원회의 소속 제2보조기구(Subsidiary Body 2) 의장을 맡고 있는 유엔주재 아니카 마르코비치(Annika Markovic) 스웨덴(스웨리예)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한반도 핵문제와 관련해 회원국들은 회의 기간 중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심도있는 협의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제2위원회는 NPT의 세 위원회 중 핵비확산, 안전조치, 수출통제 및 비핵지대 사항들에 대해 논의하는데, 제2위원회 산하에 특정 주요 사안을 토의 후 결론을 도출하는 역할을 하는 제2보조기구는 중동, 한반도 등의 지역 문제에 대한 토의를 진행합니다.

마르코비치 대사는 토의 내용을 정리해 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 초안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한다”며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준수해야 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2016년과 2017년 북한이 실시한 핵실험을 비판하고 북한이 더 이상의 핵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이 NPT에 따라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북한이 NPT에 지체 없이 복귀하고 모든 핵 활동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를 적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모든 이해 당사국들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자제하고 정치적으로 일반적인 해결 방향에 따르며 의미 있는 대화를 통해 각자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미국 측 대표는 보고서에 명시된 북한 관련 내용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미국 대표 :우리는 북한에 대한 본문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다른 이해 당사국들과 협력할 것을 약속합니다.

일본 측 대표는 “일본과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는 지난 주말 동안 보고서 초안에 포함될 내용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며 적절한 문안에 대한 완전한 합의에 거의 도달했지만 시간적인 제한으로 인해 의장인 마르코비치 대사가 토의 내용을 함축해 초안을 작성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안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모든 이해 당사국들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과 관련해 “해당 문장은 주변국과 미국이 현 상황에 대해 북한 못지않은 책임을 지고 있다는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며 “북한이 문제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는 더 나은 표현으로 교체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국 측 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논의를 통해 약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메워야 할 격차가 있다”며 북한이 비확산체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재차 언급했습니다.

한국 대표 :우리는 지난 검토 회의 이후 (북한의 핵) 발전이 NPT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 누가 (NPT)를 위반하고 누가 남용했는지, 이에 따라 어떤 엄청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의 전략자산을 해당 지역에 배치한다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은 지역적 긴장을 악화시킬 뿐”이며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는 것은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공동이익이며 모든 당사국들은 일반적인 해결 방향을 확고히 고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프랑스와 네덜란드, 영국 등도 북한 핵문제 상황의 긴급성을 잘 반영하기 위해 문안 수정을 촉구하며, NPT 검토회의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거듭 강조하고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충실히 존중할 것을 촉구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26일 폐막하는 NPT 평가회의는 결과적으로 NPT 체제의 강화를 주목적으로 하는 문서를 채택해야 하는데, 북한과 중동의 핵문제 등에 대한 견해차가 제기된 만큼 최종문서를 채택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앞서 지난 2015년 열린 NPT 평가회의는 회원국들 간의 입장 차이로 최종 결과문서를 채택하지 못한 채 폐막한 바 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