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정은 총비서의 평양 집무실인 15호 관저를 중심으로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며, 지하망 확장을 위한 굴착 작업으로 추정되는 건설 현장이 포착됐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이클 매든 스팀슨센터 객원연구원은 21일 미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산하 북한지도층 관련 웹사이트 ‘NK리더십워치(Leadership Watch)’를 통해 인공위성사진 분석 결과, 평양 중심가 주변으로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매든 연구원은 지난 5월 촬영된 위성사진을 토대로 “공사는 김정은 총비서의 집무실 15호 관저가 위치하고 북한의 핵심 엘리트 층이 거주하는 ‘귀빈지역(VIP area)’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가 위치한 평양 중심가에서 진행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특히 판독한 구글어스(Google Earth)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15호 관저와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건설 현장 옆 ‘서성거리’에서 뚜렷한 차량 이동 자국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서성거리 건설 현장에서 북쪽으로 약 243m 떨어진 보안단지(security complex) 앞, 지하시설 입구 도로에서도 흰색을 띈 비슷한 차량 이동 자국을 볼 수 있다며 “이것은 규모가 큰 굴착 작업이나 콘크리트 철거를 진행 중이라는 것을 나타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매든 연구원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귀빈지역 내에서 이동할 때 지하터널과 지하도로를 사용하는데, 해당 보안단지는 지하망(underground network)의 지상 본부 요소”라고 전하며 “추측하건데 이러한 건설 현장은 (북한의) 지하망 확장 및 또는 개선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지난 5월 위성사진을 토대로 노동당 본부청사 인근 3곳에서 연회장 또는 외국 귀빈들의 처소로 사용되거나 김정은 총비서나 고위간부들이 사용할 것으로 보이는 고급 건물들이 새로 들어섰다고 분석했습니다.
본부청사에서 188m 떨어진 곳에는 4개의 건물 골격이 완성된 것으로 보이고 작은 구조물 공사도 진행 중이라며, 배정된 부지와 공사 규모로 봤을 때 해당 건물들은 대규모 주거지 또는 연회∙오락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곳은 본부청사와 관저 사이에 위치한 건물들로 재개발되거나 보수돼 외국 귀빈들의 거주지 또는 숙소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내부 공사를 아직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나머지 한 곳은 본부청사에서 99m 떨어진, 김일성이 사용하던 16호 관저 옆에서 경비 및 지원 건물 단지가 건설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단지에는 김정은 총비서와 핵심 엘리트 층이 사용하는 컴퓨터 및 통신 기반 일부가 포함돼 있으며, 이 건물의 동쪽에 있는 보안문과 검문소 옆에도 건축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완공된 건물은 창광산 단지에 총 9개의 고급 건물과 1개의 호위사령부 지원 건물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주거지들이 김씨 일가 또는 김정은 총비서의 측근들을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저 ‘껍데기’로 만들어져 만일 미국이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일명 ‘참수 작전(decapitation attack)’을 감행할 경우를 대피하기 위해 몇채의 고급 주택을 건설해 대비하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초 제8차 당대회에서 평양에 매년 주택 1만 호씩 5년간 총 5만 호를 짓겠다고 공언한 뒤 송신, 송화지구에 이어 정치·군사 용도로만 쓰던 평양시 화성지구에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지난 21일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보통강 강변의 계단식 주택구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