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내 코로나 의심환자가 다시 발생했다는 발표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판단은 이르지만 재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5일 관영매체를 통해 이틀 전 양강도에서 ‘악성전염병’으로 의심되는 유열자 4명이 발생했다고 밝힌 북한.
지난달 북한 내 신규 유열자가 없다고 주장한 지 23일 만, 지난 10일 코로나 종식 선언과 함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해제한 이후로는 13일 만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는 이날 북한에서 언제든 코로나가 재유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발생 이후 변이 바이러스(비루스)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북한도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 바이러스 발생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이 지난 5일에도 유열자 발생 사실을 보도한 뒤 다음날 코로나 확진자는 아니었다고 발표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북한이 곧 추가적인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이며 그 후 최종적인 상황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유열자 발생 사실을 전하면서 방역과 치료 관련 전담팀(TF)을 투입해 검사 및 분석을 실시하며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코로나 종식 선언 이후에도 방역 고삐를 늦추지 말 것을 강조해왔고,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정상방역체계로 낮추면서도 정상 체계가 아닌 긴장 강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 재유행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강화된 방역 체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한국 측이 제안한 남북 간 코로나 관련 보건방역협력 방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도 재확인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5월 12일 북한이 코로나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린 뒤 같은 달 16일 협력을 위한 실무접촉 제의를 담은 통지문을 보내려고 했지만, 북한은 이를 수신하지 않은 채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금도 북한이 호응만 한다면 즉시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보건방역협력을 할 의사가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표가 내부적으로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코로나 환자로 추정되는 유열자가 없다고 발표한 뒤에도 꾸준히 코로나와 관련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지난달 말부터는 코로나로 의심되는 유열자가 없다고 했지만, 그 이후에도 유열자 6명이 발생했고 조사 결과 코로나와는 관련이 없다고 발표한 사실이 있습니다. 방역 성공을 선언한 이후에도 긴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른바 선전선동술 차원일 가능성이 첫 번째라고 보고 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예상보다 이른 코로나 종식 선언을 한 만큼 실제로 상황이 다시 악화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유열자들이 접경 지역인 양강도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한 것은 미리 코로나 재확산 원인을 외부로 돌릴 근거를 마련한 것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북한이 이번 발표를 통해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하는 동시에 정상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리려 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 : 대외적으로는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적으로 알림으로써 정상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코로나와 관련한 북한 측 발표가 방역 성과를 강조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