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법원, 북 암호화폐 세탁 ‘토네이도 캐시’ 개발자 보석 신청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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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덜란드 법원이 북한 해커 그룹의 불법 암호화폐를 세탁하는 데 사용된 암호화폐 믹싱 서비스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 개발자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네덜란드 법원은 25일 토네이도 캐시를 개발해 돈세탁 및 범죄자금 은닉에 개입한 혐의로 체포된 알렉세이 퍼트세프(Alexey Pertsev∙29)의 보석 신청을 기각하고 90일 더 수감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현재 퍼트세프는 공식 기소되지 않은 상태로 네덜란드 법원 판사는 앞으로 90일 이내에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했습니다.

퍼트세프는 지난 10일 네덜란드에서 금융 범죄 조사를 담당하는 ‘재무정보조사국’(FIOD)에 의해 체포됐습니다.

재무정보조사국은 당시 토네이도 캐시가 대규모 암호화폐 범죄 자금을 은폐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며 이 중에는 북한과 관련된 해킹그룹 ‘라자루스’가 빼돌린 범죄 자금도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믹싱 서비스란 암호화폐를 쪼개고 섞어서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로,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 및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 암호화폐 거래 추적이 어려워집니다.

앞서 지난 8일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 명단에 올리고 미국 내 해당 서비스 사용을 금지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토네이도 캐시가 일부 범죄자들에 의해 자금세탁 등으로 악용되지만 좋은 용도로도 사용된다며 토네이도 캐시 제재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 공화당 소속의 톰 에버 연방하원의원은 23일 자신의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을 통해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한 미 재무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서한에서 “이 제재가 개인이나 기관이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 지원 코드에 부과됐다는 점에서 독특하다”며 “중립적이고 모두에게 공개된 탈중앙화 기술에 대한 제재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며, 이는 우리의 국가안보는 물론 미국 시민들의 사생활 권리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에는 퍼트세프의 지지자 50여명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광장에서 시위를 열고 “토네이도 캐시를 개발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퍼트세프를 체포한 것은 부당하다”며 그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 재무정보조사국은 퍼트세프 체포와 토네이도 캐시 제재 논란과 관련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19일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보도자료 외 더 이상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미 재무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