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 인권단체 '쥬빌리 캠페인'은 내년 3월 열릴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에 북한, 한국, 중국 등 3국에서 북한 여성들이 겪는 인권 참상을 정리한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쥬빌리 캠페인은 북한에 있는 여성들과 한국과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의 인권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를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에 이달 초 제출했다고 31일 밝혔습니다.
제출된 보고서 작성에는 북한인권단체들의 연합체인 ‘북한자유연합’과 이 단체가 자체 구성한 ‘북한여성실무그룹’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총 세 편으로 작성된 보고서는 한국, 중국, 북한에 있는 북한 여성 인권 상황을 각각 다뤘습니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기구인 유엔 여성지위위원회는 1946년 설립돼 매년 3월초 10일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정기 회의를 개최하고 있는데, 정치와 경제, 사회 및 교육 분야에서의 여성 지위 향상에 관한 보고서를 이사회에 제출하고 여성관련 국제협약을 제정해 이행 여부를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출된 보고서는, 중국으로 탈북한 여성들과 관련해, 중국과 북한 간의 정치적 합의로 인해 ‘난민’ 대신 ‘경제이민자’로 분류돼 인권 보장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은 성폭력, 인신매매, 이동제한에 직면하는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존재하지 않아 강제 북송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모든 탈북 여성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불안정한 신분 문제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그들에게 모든 법적 보호를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습니다.
또 “중국은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관행을 중단해야 하고 이 취약한 인구를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가 취해지도록 해야하며, 제3국으로의 안전한 통행을 허용해 줄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을 포함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은 여성의 지위와 권리를 우선시한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은 양성평등을 촉진∙보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여성의 권리과 보호를 위해 진정성 있고 측정가능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며 CSW가 북한의 인권 및 여성 인권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러한 사안을 업무 의제에 포함시킬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내 탈북 여성들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사회적 낙인과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직면하는 취약성으로 인한 처우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쥬빌리 캠페인의 시드니 코찬 대관업무 조정관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 여성들의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찬 조정관 :안타깝게도 북한 여성 인권에 있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사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악화됐다고 봅니다. 특히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몇 가지 새로운 유형의 박해와 성별에 기반한 폭력이 있었습니다.
코찬 조정관은 한가지 사례로 북한에서는 젊은 여성들과 나이 든 여성들을 힘든 농업 작업에 참여시키거나 북중 국경 장벽을 쌓기 위한 작업에 동원하기도 한다고 소개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신분을 문제 삼아 병원에서 코로나 관련 치료를 받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은 탈북 여성들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도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가장 급선무는 중국에 구금돼 있는 탈북 여성을 포함한 모든 탈북민들을 구출하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북한 정권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코로나 대응으로 국경을 봉쇄하고 있다며, 전임 문재인 한국 정부도 북한 인권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쥬빌리 캠페인은 2019년부터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의 자문 자격으로 여성지위위원회에 북한 여성인권 관련 보고서를 매년 제출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내년 3월 열릴 제 67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에 참고문서로 활용되며 오는 10월에는 이번 보고서들의 요약본인 ‘비정부기구(NGO) 성명서’를 여성지위위원회에 추가로 제출할 예정입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