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식량 80만톤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북한은 국경봉쇄로 인해 외부 식량 조달도 감소하는 상황입니다. 남은 기대는 올가을 벼 수확 정도인데요. 기상이변으로 인해 이마저도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최근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은 올해도 식량 사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식량 부족량을 80만톤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국경봉쇄로 인해 외부식량 조달도 감소하고 있어서, 올가을 수확에 더욱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수확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는 기후.
벼는 수확 전까지 쾌청한 날씨 속에서 강한 햇살을 받아야 성숙합니다. 이 기간 비가 많이 내리면 썪거나 흉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시기에 초강력 등급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협적인 기세로 북상하는 힌남노는 1일 기준으로 최대풍속은 초속 54m, 강풍반경은 300km 입니다. 건물을 부술 정도의 바람으로, 20년만의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다음주 초에 ‘힌남노’가 한반도를 지나든 비껴가든, 힌남노는 먼곳까지 강한 비구름을 만들기 때문에 북한 지역에 비를 퍼부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1일 미국의 기상전문사이트 ‘웨더포어캐스트(weather forecast)’에 따르면, 오는 3일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4~6일 사이 북한 전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고 있습니다.
이 비구름은 특히 수확을 앞둔 농가에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입니다.
힌남노 이후에도, 올가을 기상이변 발생 확률은 높은 상황입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달 31일 ‘트리플 딥 라니냐’ 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WMO는 지난 2020년 시작된 라니냐가 이달부터 11월까지 발생할 확률은 70%라고 발표했습니다. 오는 12월부터 내년 2월 사이 발생 확률은 55%입니다.
WMO 사무총장 피터리 탈라스(Petteri Taalas)는 보도자료에서 “3년 연속 라니냐가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장기적인 지구온난화 추세를 멈추거나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It is exceptional to have three consecutive years with a la Niña event. It will not halt or reverse the long-term warming trend)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지오그램, 즉 ‘지구관측 글로벌 농업 모니터링 그룹(Group on Earth Observations Global Agricultural Monitoring, GEOGLAM)’은 북한 지역을 라니냐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