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9일 공화국창건기념일(9.9절)을 맞으며 각종 행사를 조직하고 주민 참여를 강요하고 있어 주민 불만이 높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7일 “중앙에서 74주년 공화국창건기념일(9월9일)을 맞으며 각종 행사들을 조직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졌다”면서 “모든 기관들과 공장 기업소 들에서는 각종 행사 준비로 종업원들을 들볶고 있어 이로 인한 불만이 높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각 기관, 기업소들은 중앙에서 내려 보낸 집체강연자료를 바탕으로 7일 오후부터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공화국창건기념 집체 강연회를 조직했다”면서 “주민집체강연회에는 해당 당위원회의 통제 밑에 영내는 물론 외부에 나가있는 인원들도 모두 참가하도록 되어 있어 7일 17시까지 해당 회의 장소에 모이도록 조직 별(당, 청년동맹, 직맹, 여맹)로 지시가 하달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공화국 창건 기념 강연회, 보고대회, 사적관참관 행사와 9일 당일 (김일성·김정일)동상에 꽃다발 증정 행사 등 행사 일정이 계속 맞물려 있다”면서 “8일에는 하루 종일 행사 일정이 잡혀 있어 모든 기관 기업소들은 자체 일정과 업무를 중단하고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청년들은 청년동맹에서 주관하는 9일 오전 동상 꽃다발 증정 행사에 참여하고 저녁 6시부터는 공화국창건기념 경축무도회에 참여하여야 한다”면서 “추석연휴와 맞물려 말이 사흘 연휴이지 7일부터 각종 행사 모임에 지쳐 있는 청년들 속에서는 ‘민생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이런 명절은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공화국 창건 절을 맞으며 기관 기업소는 물론 모든 세대들 마다 경축판과 국기를 게양해야 한다”면서 “지난해까지 만해도 공화국창건절에 국기 게양은 자각성(자율)에 맡겼지만 올해는 유별나게 집집마다 국기를 무조건 게양하라고 강요하는 바람에 미처 국기를 준비하지 못한 주민들은 국기를 마련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명절 전날인 8일에는 시장상인들도 행사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을 오전에는 열지 않고 오후에 열게 되었다”면서 “명절 준비로 시장을 봐야 하는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매번 국가기념일이나 명절만 되면 중앙에서 조직하는 각종 정치행사에 시달려야 하는 주민들 속에서는 민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 행사를 조직해 주민들을 옥죄는 당국을 원망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