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영국도 “러, 북에서 무기 지원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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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 이어 영국 정부도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유엔의 대 러시아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면서 무기 보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 측이 북한과 이란 등으로부터 무기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거듭 나오고 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국방부는 14일 자체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자국의) 무기 재고가 줄어들자 (국제사회로 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과 이란같은 국가들로부터 계속해서 무기를 지원받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Russia is almost certainly increasingly sourcing weaponry from other heavily sanctioned states like Iran and North Korea as its own stocks dwindle.)

이번 영국 국방부의 발표는 전쟁이 계속되면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수백만발의 탄약을 구매하려 했다는 미 백악관의 발표에 이어 나온 것입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6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우리는 러시아의 군 공급망을 질식시키고 있고, 러시아는 군사장비를 북한이나 이란에 의존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도 당시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에 탄약을 요청하기 위해 접촉했다는 징후를 확보하고 있다”고 관련 사실을 확인했으며,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도 같은 날 “러시아군은 수백만 개의 로켓과 포탄을 북한으로부터 구매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군이 수출통제와 제재로 심각한 물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 무기를 지원받고 있다는 영국 국방부의 발표가 나온 14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럽연합과 우크라이나 간 동맹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대해) 유화적 태도(appeasement)가 아닌 결의(resolve)를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정부가 유럽연합의 자본과 금융 시장 등에 접근하는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러시아 인사와 단체의 자산을 동결하고 러시아산 특정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 투자 제한 등의 다양한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제재로 무기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 등으로부터 무기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이 회원국들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완화가 아닌 강경책을 주문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의 피터 스타노 대변인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를 구입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유엔은 지난 2006년에 채택한 안보리 결의 1718호와 2009년 채택한 1874호 등에 따라 북한의 무기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고 있다는 영국과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독일 국방부 대변인은 관련 사안에 대한 논평을 요청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14일 (북한산 무기 확보를 포함한) 러시아의 활동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면서도 기밀사안으로 특정 문제에 대해 언급할 수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We are closely following the activities by the Russian Federation. Please understand that due to confidentiality I'm not in a position to comment on specific issues.)

폴란드군 총참모부(The General staff of the Polish Armed Forces) 대변인실도14일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러시아의 북한산 무기 구입과 관련한 주제는 정치적 사안으로 우리들의 권한 밖”이라며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The subject of your questions relates to the political level, it is beyond our competences.)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