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여왕 장례식에 북한 ‘대사급 인사’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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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는 19일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참석의사를 밝힌 가운데, 장례식에서 남북 정상이 만날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 외교부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대사급 인사'를 초청했다고 밝혀, 남북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정부가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으로 진행하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영국 정부는 각국 대사관에 장례식 초청장을 보냈습니다.

한국은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기자설명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참석할 것”이라며 순방 일정을 밝혔습니다.

영국 정부가 북한도 초청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영국 언론과 전문가 등 일각에서는 ‘남북 정상이 여왕 장례식에서 만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장례식 참석은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여론을 북한에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고, ‘유럽과의 관계 정상화 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북한정권이 판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북한에 대사급 인사를 초청했기 때문에 김정은 총비서가 장례식에 참석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입니다.

영국 외교부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는 대사급 인사를 초청했다”(DPRK have been invited at Ambassador level only)고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북한의 대사급 인사가 ‘참석 의지를 밝혔느냐’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 질문에는 16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영국과 북한은 외적으로는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해 북한 정권수립 73주년을 맞아 축전을 보냈고, 북한은 지난 6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70주년 때 축전을 보냈습니다.

북한 평양에 있는 영국 외교 공관은 지난 2020년 5월 코로나19로 폐쇄됐지만, 영국은 지난해 12월 북한 주재 대사에 데이빗 엘리스를 임명했습니다. 엘리스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런던에서 근무 중이지만, 사정이 허락하는대로 평양으로 향할 것”이라고 게시해놨습니다.

영국 런던의 북한대사관에는 지난 2016년 11월 최일 대사가 임명됐고, 이후 다른 인사 발표가 없었습니다. 최일 대사는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여왕 장례식에도 최일 대사가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유럽에 있는 다른 대사가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에서 대사급 인사가 영국으로 오는 것은 이동수단 등 걸림돌이 있어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