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항모 ‘레이건호’ 부산 입항...북한에 강력 경고 메시지

미국 해군 핵추진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미국 해군 핵추진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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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한미 연합 해상 훈련을 위해 부산에 입항했습니다. 레이건 호가 한국을 찾은 것은 도발을 자제시키기 위한 대북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핵실험과 선제 핵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반도 내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23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전략자산 전개를 통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과시하면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5항모전단의 기함인 레이건호는 전단 소속 유도미사일순양함 챈슬러스빌함(CG 62)과 이지스 구축함인 배리함(DDG 52)을 이끌고 이날 오전 9시 부산작전기지에 도착했습니다.

10만 톤 급인 레이건호는 지난 2003년 취역해 슈퍼호넷 전투기와 호크아이 조기경보기를 비롯한 항공기 90대 정도를 탑재하고 승조원 약 5천 명이 탑승해 이른바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립니다.

항모강습단은 한미 양국 해군 간 우호 협력을 다지고 이달 말 동해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벌일 예정입니다.

훈련에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6천 톤 급 아나폴리스함(SSN-760)도 참여합니다.

이날 입항 환영행사에는 미 해군의 마이크 도넬리 5항모강습단장과 마크 셰이퍼 주한미군해군사령관, 프레드 골드해머 로널드레이건 함장이, 한국 해군에선 김경철 해군작전사령부 해양작전본부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도넬리 5항모강습단장은 이날 레이건호 함상 비행 갑판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항모의 한반도 주변 전개는 어떤 도전 요소나 위협이 생겨도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의지와 헌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방한 목적과 관련해서는 북한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한국에 대한 안보 공약을 입증하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이크 도넬리 미국 5항모강습단장:한미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 가운데 하나입니다. 레이건 호의 방한은 미국의 분명하고 가시적인 입지를 보이면서 미 해군의 역내 동맹과 약속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도넬리 5항모강습단장은 “이번 방한처럼 한미 해군이 바다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는 공동의 해양안보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호 역량을 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항모가 부산작전기지에 훈련을 위해 입항하는 것은 지난 2017년 10월 레이건호 이후 5년 만입니다.

당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함에 따라 레이건호와 니미츠호, 시어도어 루즈벨트호 등 미 항모 세 척이 동시에 동해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번 훈련은 지난 5월 한미 정상이 “미 전략자산을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방식으로 전개한다”고 합의한 것과 7월 양국 국방장관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지역 전개를 포함한 동맹의 억제태세를 강화한다”고 합의한 것에 따른 후속 조처로 해석됩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