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군인들이 간부 후비(장교 후보)선발을 노골적으로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총정치국은 이런 현상을 인민군대 존폐의 문제로 판단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22일 “요즘에는 군인(병사)들 속에서 군관학교(사관학교) 후비간부(장교후보)선발을 기피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어 총정치국에서 대책마련에 나섰다”면서 “각급 부대정치부에서는 총정치국의 지시에 따라 후비간부로 선발된 대상자들을 요해하고 이유없이 후비간부 선발을 기피하는 대상들에 대해서는 당적, 행정적 처벌을 줄 데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9군단 관하 부대들에서 군관학교에 선발된 군인들 속에서 입교를 기피하기 위해 신체검사 과정에 병원 측과 사업(로비)해서 질병이 있는 것으로 허위 진단서를 꾸리다(꾸미다) 적발된 사례가 여러 건 발생하였다”면서 “이 같은 문제가 총정치국에까지 보고되었고 총정치국에서는 인민군대의 존폐와 관련된 엄중한 사안으로 보고 모든 부대들에 이 같은 기피행위를 검열하고 엄중하게 대책할 데 대한 지시가 하달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불과 6~7년 전만해도 초모생(신병)으로 입대한 군인들은 후비 간부로 선발되어 군관학교에 입교하는 것을 선망했다”면서 “군관(장교)이 되면 상당한 책임이 따르지만 특별공급 대상자로 식의주 모든 면에서 일반 군인과는 다른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요즘 군대에서는 군관에 대한 특별공급이 중단 된지 오래고 군관들조차 식량부족과 살림집 부족으로 생활고를 겪는데 비해 상부에서 요구하는 지시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다”면서 “특권은 사라지고 무거운 책임만 뒤따르는데 누가 군관이 되려 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9군단 관하부대들의 후비장교 선발 신체검사에서 질병이 있는 것처럼 허위진단서를 조작하다 제기된(발각된) 대상들에 대해서는 노동당 입당과 제대 후 대학입학 추천이 전면 보류되었다”면서 “앞으로 전역해도 사회에서 제일 어려운 부문에 배치되는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22일 “8군단에서도 군인들이 군관학교에 입교하는데 대한 거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간부부(인사부)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매 해마다 군관학교에 갈 인원 계획에 맞춰 후비간부를 선발해야 하는데 군인들속에서 후비간부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어 군 간부 양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총정치국에서는 군인들속에서 군관학교 기피현상이 늘어나는 것은 인민군대의 존폐여부와 관련되는 심중한 문제로 보고 대책마련을 지시했다”면서 “각급 부대 지휘관, 참모부, 정치부, 보위부가 협동하여 후비간부 대상들에 대한 사상교양과 함께 군당국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행정적, 법적인 처벌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군인들이 군관학교를 마치고 군관이 되면 인생의 황금기를 온전히 군에 바쳐야 하고 군 간부에 대한 특권이 대부분 사라진 마당에 중간에 전역해서 군을 떠난다 해도 사회에 나가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는 인식이 만연되어 있다”면서 “그렇게 될 바에는 차라리 병사 생활을 마치고 젊은 나이에 사회에 나가 생활터전을 잡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에 군관학교에 가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