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경제난으로 인해 돌아선 민심을 달래기 위해 사회주의위력은 집단주의 도덕으로 뭉치는 것이라는 주민강연회를 반복 개최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일 “당국이 하다하다 이제는 별난 강연회를 다 한다”면서 “어제 함흥에서는 여맹원들(가정주부조직)을 대상으로 ‘도덕적 의리로 굳게 뭉치자’는 내용의 정책강연이 진행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정책강연 진행자는 시 당 선전부 간부였다”면서 “집단주의 도덕과 의리로 뭉쳐 사회주의 특유의 정치사상위력을 발휘 하자는 게 중심적인 강연내용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1시간 정도 진행된 강연에서 공화국의 역사는 수령과 인민이 사상의 단결과 도덕적 의리로 굳게 단합해 미국의 제재 등 중첩되는 시련을 뚫고 전진한 백승의 역사라고 역설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앞으로 개인보다 먼저 집단의 이익을, 가정보다 우선 수령에게 충성하는 도덕적 의리를 발휘하자는 강연 내용에 주민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국가배급이 사라지고 장마당을 중심으로 각자 알아서 먹고 살기 시작하면서 국가를 향한 집단주의와 도덕적 의리가 사라진 게 언제인데, 당국이 지금에 와서 나라에 대한 도덕의리와 충성을 말하고 있냐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3일 “지난 9.9절(정권기념일)부터 국가와 국기를 사랑하자는 기념강연회가 진행되더니 요즘에는 ‘도덕적 의리로 굳게 뭉치자’는 정책강연회가 여맹조직별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도덕을 내세운 강연제목에 주민들은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경청하는 모습이었다”면서 “그러나 주체조선의 변혁적인 발전은 수령의 사상을 충성으로 받드는 집단주의 도덕성이 맺은 결실이었다는 입에 발린 선전 내용에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강연진행자는 앞으로도 혼연일체 위력인 사상의 결집과 서로 돕고 이끄는 집단주의 정신을 높이 발휘하여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 충성하자고 강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시당 간부가 진행한 강연회에 참석한 주민들 속에서는 ‘국정가격(배급)과 집단주의 도덕이 옛말이 된 게 언제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며 당국의 선전을 비웃었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 경제난 이후 북한에서는 사회주의제도를 떠받치고 있던 국가식량배급제와 국정 가격에 의한 생필품 공급체계가 무너지면서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집단주의 구호로 주민 결속을 다짐하던 체제의 근간이 무너졌다는 얘깁니다.
수십년 간 장마당 장사를 통해 스스로 생존해온 주민들 속에서는 수령보다 달러를, 집단보다 개인을 우선시하는 의식이 깊이 자리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요즘 들어 극심한 생활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 속에서 사회주의 근간인 집단주의가 무너지는 현실에 북한 당국이 다양한 형태의 사상교양과 강연회를 진행하며 사회기강 잡기에 나서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직접 관할하는 강연회 형태는 기념강연, 정책강연, 정세강연, 통보강연 등이 있으며 강연대상에 따라 간부강연과 군중강연 등으로 나뉩니다. 당의 사상과 정책을 선전하는 정책강연은 간부와 주민 대상으로 일주일에 1번 정기적으로 진행되며 강연자는 강연 내용의 중요성에 따라 일반강사, 당 간부, 사법기관 간부 등이 투입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