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될 당시 지니고 있던 현금 등 유품을 돌려주기 위해 유가족을 찾고 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5년 전 살해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이복형 김정남의 유가족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완 카마룰 아즈란 완 유소프(Wan Kamarul Azran Wan Yusof) 말레이시아 세팡 지방경찰청 부청장은 4일 성명을 발표하고 “그가 당시 갖고 있던 현금 등 유품을 돌려주기 위해 (김정남이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 입국할 당시 사용한 여권상의 이름인) 52세 남성 ‘김철’(Kim Chol)의 유가족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유품은 김씨 사망 뒤 현재 경찰이 보관 중이며 6개월 이내에 유가족이 나오지 않으면 고인의 모든 소지품은 말레이시아 재무부에 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김정남이 피살 당시 사용했던 북한여권 번호(836410070)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따르면 김정남은 사망당시 1970년 6월10일 평양 출생의 김철이라는 이름의 위조 여권을 사용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 측은 이날 김정남의 유가족이 찾아가야 할 구체적인 유품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재판 과정에서 김정남의 가방에서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휴대용 컴퓨터) 등을 포함해 13만8천 달러 상당의 현금을 발견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앞서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김정남은 지난 2017년 초 말레이시아에서 체류하던 8일 중 5일간 북부 휴양지 랑카위에 머물면서 미국 정보기관과 연결된 미국인 남성과 2시간에 걸쳐 만났습니다.
당시 말레이시아 수사기관 간부는 이 신문에 “김정남이 가지고 있던 돈이 정보 제공의 대가로 받은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의 유가족을 공개적으로 찾으면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한솔은 김정남 피살 이후 반북단체로 알려진 ‘자유조선’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피신했으며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의 보호 아래 뉴욕주 인근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다가 여성 2명으로부터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이후 말레이시아 검찰은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윁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을 체포하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당시 두 여성은 리얼리티 TV쇼를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며 김정남을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2019년 3월 아이샤에 대해 아무런 혐의도 적용하지 않고 공소 전체를 취소해 석방시켰으며, 말레이시아 법원도 흐엉에게 살인이 아닌 상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흐엉은 그해 5월 감옥에서 석방돼 베트남으로 돌아갔습니다.
실제 두 사람에게 VX 신경작용제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도록 지시한 것으로 밝혀진 리재남(59)과 리지현(35), 홍송학(36), 오종길(57) 등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