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모어 전 백악관 조정관, 북 도발에 “비핵화 협상 없다는 정치적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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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한국과 미국은 군사적 억지력 강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미 전직 고위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이날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유에 대해 미사일 성능 향상이라는 기술적 측면과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에 정치적인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보내려는 정치적 신호는 앞으로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하고 미국 혹은 한국과의 외교에 관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지난달 핵무력을 법제화하면서 더 이상 비핵화와 이를 위한 협상도 없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게 그의 분석입니다.

그는 이런 북한에 대한 대응책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제재는 중국과 러시아 반대로 거의 불가능하고 미국 및 미국 동맹들의 독자 대북경제제재는 가능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세이모어 조정관: 가장 중요한 대응은 미사일 방어 등 군사적 억지와 방어력 강화라고 봅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개발에 맞서 지역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위한 논의를 더 심화하길 바랍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국령 괌을 공격할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미군이 향후 한반도 비상사태시 한국을 지원하기 위해 한반도에 증원군을 파견하는 것을 억지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피츠패트릭 부차관보 : 북한의 (미사일 개발) 목적은 대미억지력 향상입니다. 한반도 군사적 충돌시 미군이 개입하는 것을 억지하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괌 내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려는 겁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4일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4천5백여 킬로미터이고, 한반도에서 괌까지의 거리는 3천1백여 킬로미터입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한국과 미국은 이런 북한에, 군사적 대비 증강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북한 주변 해역에 잠수함, 이지스함 등 해군 자산을 배치하고 한미일 간 군사협력과 정보공유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월러스 그렉슨 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러시아와 중국에 몰린 세계의 관심을 북한으로 돌리고,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선보여 국제무기암시장에서 이를 판매하고, 미국과 일본의 양보(concession)를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이런 북한의 미사일에 대응해, 한미일은 전구(theater) 미사일 방어 능력을 빨리 향상시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4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전투기를 출격시켜 서해상에 합동 직격탄(JDAM·Joint Direct Attack Munition) 2발을 투하했습니다.

한국 합참은 이날 "이번 비행에서 한국 공군의 F-15K 4대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4대가 참가한 가운데, 한국 공군의 F-15K가 서해 직도사격장의 가상 표적에 대해 공대지 합동 직격탄(JDAM) 2발을 발사하는 정밀폭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