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공군, 타격훈련 한 달 전부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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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일 북한이 공개한 대규모 항공 화력타격훈련을 위해 공군 비행사들이 한 달 전부터 합숙 생활을 하면서 집중훈련을 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삼지연군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11일 “어제(10월 10일)부터 텔레비와 라디오방송에서 김정은의 참관하에 공군의 대규모 항공타격종합훈련이 진행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이 훈련을 위해 공군 전체가 한 달 전부터 법석을 떨면서 집중훈련을 진행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연유(항공유)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많은 비행기가 참가한 이번 항공타격종합훈련은 정말 최고지도부가 큰마음을 먹고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이 직접 참관하는 이번 훈련을 위해 공군 사령부의 간부들이 보름 넘게 각 사단에 내려와 훈련을 지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각 공군부대들은 한 달 전부터 종합훈련에 참가하는 비행사들을 따로 모아 합숙 생활을 시키며 집중훈련을 시켰다”며 “비행사들을 집에 퇴근시키지 않고 집단적으로 합숙 생활을 하는 것은 영양식품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군 비행사는 군에서 제일 높은 4호 공급을 받는데 매달 고기, 기름(식용유), 계란, 빠다(버터), 초콜렛, 맥주 등 고급 식품과 려과(필터)담배를 공급 받게 되어 있습니다. 영양식품은 조종사의 계급과 급수, 조종하는 비행기의 종류 등에 따라 차등 공급됩니다. 하지만 경제난 이후 이 같은 식품의 공급량이 많이 줄었고 코로나 사태로 최근에는 그 마저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국가적인 식량 사정으로 비행사 가족도 식량 공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보니 비행사 가족들이 남편에게 공급되는 고급담배나 맥주 같은 일부 보급 물자를 시장에 팔아 가정생활에 보탠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니 비행사는 충분하지 못한 영양식품을 아내나 아이들과 나누어 먹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사실을 부대에서도 잘 알고 있기에 비행사들을 집에 퇴근시키지 않고 합숙 생활을 시키면서 영양식품 공급과 훈련을 병행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공군 8사단에서 장교로 근무하다가 전역한 함경북도 어랑군의 한 주민은 같은 날 “신문과 방송을 통해 공군의 대규모 종합훈련이 진행되었다는 말을 정말 오랜만에 들었다”며 “실제로 몇 년간 어랑 비행장에 있는 미그 비행기들이 하늘을 날며 훈련하는 모습을 본 적 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9월부터 공군 8사단 소속인 어랑비행장에서 미그 비행기들이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연일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주민들이 갑자기 무슨 일이 있어 훈련을 하는지 궁금해했다”며 “어제 보도가 나오면서 김정은이 참관하는 종합훈련을 위해 비행 훈련을 진행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연유 부족으로 비행(조종)사들이 실제 하늘을 나는 비행 훈련은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행사 양성과정에서 하는 비행 훈련이 조금 진행될 뿐 분기마다 하게 된 정기 비행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지상에서 장난감(모형) 비행기를 가지고 전술훈련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낡아빠진 비행기와 연유 부족 등 공군의 열악한 형편을 일반 주민도 다 알고 있다”며 “그런데도 김정은의 지도하에 150대의 비행기를 동시 출격시키는 대규모 타격 훈련을 했다며 기고만장해하는 선전 매체의 보도가 너무 한심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