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불법 무기거래 추적…러시아∙중국 등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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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이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 정황을 추적한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등 보고서에 언급된 국가들은 관련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이 지난 7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따르면 한 유엔 회원국은 북한의 무기거래 부서인 ‘인민무력부53국’이 러시아에 대표 사무소(a representative office)를 운영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또 이 회원국은 인민무력부53국이 자회사 및 위장회사를 거느리고 있고 해외 여러나라에 대표 사무소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민무력부53국은 북한 평양에 본부가 있는 무기거래 기관(a weapons-trading entity, headquartered in Pyongyang)입니다.

제재위 전문가단은 보고서를 통해 “인민무력부53국의 러시아 대표 사무소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혹은 그 이전과 이후에도) 베어링, 통신 및 전자 부품(bearing, communications and electronics components) 구입을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인민무력부53국이 2021년 말부터 (또는 그 이전부터) 아프리카 콩고공화국의 여러 건설 사업에도 직접 참여했는데, 대부분 북한 노동자들이 고용된 이 사업에는 여러 병원과 주택단지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재위 전문가단은 1982년부터 2009년 스리랑카 내전 당시 북한에서 무기를 구입한 사실을 인정한 스리랑카 외무장관의 지난 2월 인터뷰 보도내용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또 전문가단은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와 연관된 말레이시아 회사 ‘글로컴’(Global Communications)의 온라인 활동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말레이시아 당국에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문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단은 지난 2019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정찰총국이 말레이시아 글로컴을 통해 군용 통신 장비 등을 거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밖에도 보고서에는 북한의 무기거래 업체 ‘해금강 무역’이 지난해 6월 나이지리아에 350만 달러 규모의 무기판매 중개를 계획했다는 한 회원국의 보고가 실렸습니다.

북한과의 무기 거래 연관성을 지적받은 국가들은 일제히 관련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먼저 러시아는 인민무력부53국과 관련해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에 “러시아에서 무기 무역을 담당하는 인민무력부 부서가 승인된 적이 없고, 지목된 이들은 외교관”이라고 답했습니다.

인민무력부 53국과 관련해 시리아도 북한과 군사적 협력이 없었다고 답했으며, 중국 역시 불법 무기 거래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글로컴이 말레이시아에서 운영된적이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한편, 제재위 전문가단은 북한 무기를 구입했다고 인정한 스리랑카 외무장관의 언론보도와 관련해 스리랑카로부터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으며, 북한과 나이지리아 간 무기 거래와 관련해서도 나이지라아 당국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