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선전’ 사이트 공격 해커 “북 핵무기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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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익명의 해커들이 북한의 선전 인터넷 사이트를 공격해 접속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반대하며 독재정권 홍보를 막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온라인 사회관계망 서비스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익명의 한 해커는 주기적으로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와 ‘조선의 소리’에 대규모 접속 시도로 서버를 다운시키는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을 해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익명 작전(Anonymous Operation)’이라는 이름의 계정을 쓰는 이 해커는 지난 7월부터 북한 작전(#OpNorthKorea)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북한 선전용 사이트를 공격한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 익명의 해커는 “북한의 선전용 사이트는 멈췄다. 우리는 핵무기 사용을 반대한다”와 같은 문구와 디도스 공격으로 세계 곳곳에서 사이트 접속이 차단된 현황을 보여주는 표를 함께 올리고 있습니다.

이 해커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그의 해킹 활동은 북한의 선전 사이트 공격을 통해 접속을 차단함으로서 북한의 체제 홍보를 막고, 독재정권과 검열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5월 ‘어나니머스(Anonymous)’ 활동의 일환으로 러시아로부터 침략당한 우크라이나의 정보기술(IT)부대를 돕기 위해 러시아 사이트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북한, 중국, 이란과 같은 독재 정부의 사이트도 함께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어나니머스’는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활동하는 국제 해커집단으로, 해킹과 사이버 공격을 통해 정보통신의 자유를 탄압하는 독재 정부나 고위층에 대항하고 검열으로부터의 자유와 사회 정의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익명의 해커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난 9일에도 “미사일 시험에 대한 댓가는 디도스 공격이다. 현재 북한 선전 사이트는 일부 타격받았다”라는 글을 올리며 사이트 접속 상태를 알려주는 표를 올렸습니다.

그는 한번 공격하면 보통 2~3시간 정도 접속이 차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때 해당 사이트를 접속하려고 하면 ‘HTTP ERROR 500’또는 ‘잠시 기다려주십시오’라는 문구가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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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11일 오전 10시 5분에 '우리민족끼리' 접속을 시도했으나 디도스 공격에 막혀 접속이 차단된 상황. /웹페이지 캡쳐사진

그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트는 몇시간 후에 정상적으로 접속 가능하도록 복구되는데, 서버 복구의 주체는 알 수 없지만 서버가 중국에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사이트의 공격은 러시아나 중국 사이트 보다 쉽다며, 북한 서버는 사양이 낮고 보안 기술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정보통신전문 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의 마틴 윌리엄스 대표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민족끼리’와 ‘조선의 소리’의 주요 이용자는 북한 정권에 동조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고, 디도스 공격이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야기하는 데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윌리엄스 대표는 그러나 디도스 공격은 사이트 접속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공격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윌리엄스 대표 :이러한 공격은 정부차원이 아닌 개인 혹은 개인들이 모인 집단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사안으로 번지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이 해킹 활동이 확장돼 북한의 모든 선전 사이트를 다운시키게 된다면 그때는 북한이 제공하는 정보의 접근에 있어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것입니다.

한편 앞서 2013년 ‘어나니머스’는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1만5천여명에 달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핵개발 위협 중지, 김정은 총비서 사임, 자유민주주의 도입, 모든 주민에게 검열없는 인터넷 제공 등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