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새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북한의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력을 강화하면서도 북한과 지속적인 외교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취임 21개월 만에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불법적인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continues to expand its illicit nuclear weapons and missile programs.)
또 “우리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력을 강화하는 한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의 지속적인 외교를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We will seek sustained diplomacy with North Korea to make tangible progress toward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while strengthening extended deterrence in the face of North Korean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missile threats)

이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전략은 “인도태평양 조약 동맹국들에 대한 우리의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한다”며 “호주(오스트랄리아), 일본, 한국, 필리핀, 태국 등과의 동맹관계를 지속적으로 현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조지타운대학교가 개최한 좌담회에서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를 재차 강조하며 국가 안보전략의 우선순위는 다양한 상황을 포함해야 한다며 북한을 언급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는 일본과 한국, 호주와의 동맹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우리의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우리는 한번에 여러 상황을 주시해야 합니다. 북한은 (핵)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해 3월 발표한 ‘잠정 국가안보전략 지침’에서도 북한을 위협국 중 하나로 적시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의해 야기되는 위협을 줄이고 한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우리의 외교관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록 현재 북한이 2017년보다 군사적으로 더 능력이 있다고 해도 갈등이 임박하지 않아 보인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러시아의 근본적인 도전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지만 “새 국가안보전략은 미국이 확장억제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미국은 무기고에 있는 모든 도구로 동맹국들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그 어느 때보다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런 메시지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보다 안전하고 나은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외교적 길이 있음을 북한에 제대로 일깨워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점점 더 정교한 미사일 시험을 하고 핵실험을 재개하면, 바이든 행정부는 더 능력 있고 매우 위험한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접근 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이번 보고서에 “상대적으로 북한 언급이 줄어든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 초점의 전환을 시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분석관은 중국과 같은 적대국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로 남아있지만 "북핵 위협을 경시하거나 간과하는 느낌을 전달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7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는 '북한'을 17번 언급하며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 등은 수 억 달러를 투입한 핵과 생화학 무기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보고서는 불량국가인 북한은 인간의 존엄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자비한 독재정권으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추구해왔다며, “대량살상무기를 확산하려는 국가들의 위협을 간과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위협은 더 심해지고 방어 선택권은 적어진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