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넷 “‘북 겨냥’ 미 핵탄두 SLBM 상시 유지가 실질적 핵공유”

북한이 지난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을 보면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진 모습이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북한이 지난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을 보면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진 모습이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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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을 타격 목표로 겨냥한 미국의 핵탄두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상시 유지시키는 것이 실현 가능한 한미 간 실질적 핵공유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실질적 핵공유를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확장억제 관련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날 한미 간 실질적 핵공유로 어떤 것이 가능하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일단 미국의 핵무기 태세(posture)와 관련해 핵무기 공유(Nuclear weapon sharing), 핵무기 배치(Nuclear weapon deployment), 핵무기 공약(Nuclear weapon commitments)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먼저 핵무기 공약(commitments)과 관련해, 이는 미국이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 가운데 태평양에 있는 미 핵잠수함의 핵탄두 탑재 탄도미사일 일부를 북한을 타격 목표로 상시 유지시키는 것이 한미 간 실질적 핵공유의 가능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핵탄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미국 잠수함들은 한반도에서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태평양에 있는데 이들은 6천킬로미터 이상을 비행하는 장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이 잠수함들이 한반도 인근까지 올 필요는 없습니다. 이들 중 일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항상 북한을 타격 목표로 고정시켜 놓는 겁니다. 냉전 때 대서양에 배치된 미국 잠수함의 탄도미사일을 소련을 겨냥한 채 유지시켰던 것처럼 말입니다.

냉전 당시인 1962년 미국은 대서양에 배치된 탄도미사일발사잠수함 중 5대의 약 80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소련을 겨냥한 채 유지했고 이후 150개, 1976년엔 400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소련을 공격 목표로 유지됐다고 그는 소개했습니다.

가령, 북한이 핵무기 수를 계속 늘리면 북한을 공격 목표로 고정된 미국의 핵탄두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 역시 늘리는 식으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어 미국의 핵무기 태세 중 핵무기 공유(sharing)와 관련해, 미국이 현재 갖고 있는 전술핵은 모두 공중에서 떨어뜨리는 B-61전술 핵폭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약 200개의 'B-61'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약 100개는 유럽에 있고 나머지는 미국 본토에 있다며 미국 지도자 대부분은 이 전술핵을 미 본토에 두고 필요할 때 유연하게 사용하고 싶어한다고 소개했습니다.

한미 간 핵무기 공유는 미국 전술핵인 'B-61'를 한국 공군기지에 배치하고 한국군과 미군이 각각 핵무기 사용 열쇠를 갖고 있다가(Dual keyed) 전쟁시 이 열쇠를 이용해 핵무기를 활성화한 후 한국군 전투기와 조종사들이 핵무기를 운반해 사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전투기는 핵무기 운반에 필요한 특수전자장치를 구비하고 있지 않아 이 방법은 가능하지 않다고 베넷 선임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럽에서 이런 방식으로 운영한다며 한국에서도 이런 방식을 향후 시도하는 걸 고려해 볼만하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미국의 핵무기 태세 중 핵무기 배치(deployment)와 관련해, 이는 미국 전술핵(B-61)을 한국 내 미 공군기지에 배치하고 재래식 및 핵무기 운반이 모두 가능한 미군 전투기(DCA, Dual Capable Aircraft)가 이를 운반하는 것인데 이 전투기 수가 적어 미국 당국이 다른 지역의 억지력을 약화시키면서 이 전투기를 한국에 이동시킬 지 분명하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백악관은 13일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는 실질적 핵공유가 어떤 것인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핵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We do not comment on nuclear deployments.)

그러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핵, 재래식, 미사일방어를 포함한 모든 범주의 미국 방어 역량을 사용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 In May of 2022, the President Biden reaffirmed the U.S. extended deterrence commitment to the ROK using the full range of U.S. defense capabilities, including nuclear, conventional, and missile defense capabilities.)

이어 억제 강화에 대한 미국 공약의 일환으로 한미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9월 16일 확장억제전략협의회(EDSCG) 회의를 가졌다고 설명했습니다. (As part of the US commitment to strengthen deterrence, the US and ROK held the first extended deference strategy and consultative group meeting since 2017 on September 16, 2022 to strengthen US-ROK alliance deference on the Korean Peninsula.)

또 반복해서 말했던 것처럼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안보에 대한 철통같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미국의 추가 행동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As we have repeatedly said, a nuclear test by the DPRK would result in additional actions by the U.S. to demonstrate our ironclad commitment to the security of our Republic of Korea and Japanese allies.)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