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최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아 군 간부 양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내 북한 인권 전문가들은 해당 학교에 다니는 북한 학생들이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만경대혁명학원은 북한의 유년사관학교로 입학대상 학생은 소학교, 초급중학교, 고급중학교 학생까지입니다. 학생들은 재학기간 중 장교복장을 하고 군대식 집단 생활을 하게 됩니다.
최근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2일, 16일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했다며 군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에는 소학교 학생들로 보이는 어린아이들부터 고급중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지켜보는 김 총비서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특히 김 총비서는 고급중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이들의 권총실탄사격을 참관하고 볼을 만져주는 등 ‘자애로운 아버지’의 모습을 내보이기도 했습니다.
김 총비서의 이번 방문은 애민 행보를 부각한다는 의도이지만, 미국 내 일부 북한 인권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이 어린 학생들을 동원해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지난 2000년 유엔에서 제정된 ‘아동 권리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에 따르면 사관학교는 학생들이 군대에 직접 소속되지 않는 한 허용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아이들이 학교 내에서 어떤 대우를 받느냐입니다. 노동을 강요받게 되면 아동권리 침해로 이는 인권 유린으로 볼 수 있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이현승 글로벌 피스재단(Global Peace Foundation) 연구원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만경대혁명학원은 군대처럼 학생들을 훈련시키고, 생활도 시키면서 노동착취를 하고 있다"라며 "이들은 아리랑 집단체조에도 차출된다"고 말했습니다.
이현승 연구원 :아리랑 공연을 할 때에도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이 동원됩니다. 그 학생들은 6개월에서 1년씩 훈련하거든요. 수업도 못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갑니다. 밥도 안 주고, 고된 훈련을 합니다. (이 공연은) 결국은 관광수입으로 인한 북한 정권의 돈벌이였습니다. 명백한 아동 착취이고, 아동인권 유린입니다.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복을 입은 아이들을 공공 행사에 동원하고, 노동을 강요하는 것은 아동인권 유린에 해당할 수 있다”라며 “아울러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 대한 적개심을 가르치는 것도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주로 학생들은 농사나 건설, 도로와 철길 개보수 작업강제노동에 동원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아동인권 유린에 해당합니다.
아울러 북한은 군대 징집 연령이 16세 또는 17세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만경대혁명원 학생들이 소년병으로 차출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습니다.
이현승 연구원은 "전쟁에 나가지 않을 뿐이지 전쟁에 내보내게끔 하는 소년병과 같다"면서 "최근에는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사이버전사들이 많이 키워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동원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현재 이들이 소년병으로서 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1956년 이래로 북한 소년병들은 베트남(윁남) 전쟁과 에티오피아 전쟁, 중동에 참전해온 적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