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당국의 강대국 선전에 강한 거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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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강조하며 세계가 인정하는 강대국이라는 선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먹는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한 마당에 무슨 강국 타령이냐며 당국의 선전에 거부감을 보인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7일 “요즘 노동당출판사가 발행한 주민강연제강이 전국의 각 공장 기업소, 기관 단위들에 배포되었다”면서 “우리(북한)가 세계가 인정하는 강국이 되었다며 선전선동을 하고 있어 주민들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5일 토요강연회는 ‘존엄 높은 강국의 공민답게 나라의 전반적 국력을 최고의 높이에 올려 세우기 위한 투쟁에 적극 떨쳐나서자’는 제목의 강연제강을 바탕으로 간부 및 주민강연이 개최되었다”면서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공장 기업소 종업원 대상 정기 강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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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당출판사가 10월에 배포한 당원 및 주민강연제강 표지와 내지 일부. /RFA Photo – 김지은

소식통은 “이날 강연자는 먼저 우리(북한)가 절세의 위인(총비서)을 국가 최고 수위에 모셨기에 남들(외국)보다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인민의 식생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총비서가 절세의 위인이라는 강연 내용에 전혀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강연자는 우리나라가 뜨락또르(트랙터) 한 대도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이 주민들이 자력갱생의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태하기때문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비난과 조소를 받았다”면서 “참가자들은 기계공업뿐 아니라 경공업, 농업에서도 이렇다 하게 내놓을 만한 게 뭐가 있느냐며 당국의 선전을 비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은 가장 초보적인 인민생활 필수품인 치약과 칫솔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강국 타령을 하고 있는 당국의 선전에 대해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일부에서는 우리가 이렇게 뒤떨어진 것이 최고 지도자의 잘못된 영도 탓이 아니면 누구의 탓이냐며 탄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8일 “매주 목요일에 진행되는 정기 여맹강연회에 억지로 참석하는 가두여성(주부)들의 불만이 높다”면서 “인민들은 먹을 것이 모자라 굶주리고 입을 것이 없어 추위에 떨고 있는데 당국이 강국 타령을 되풀이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목요일(13일) 내가 사는 연흥동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여맹 대상 강연회가 진행되었다”면서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총비서(김정은)의 령도를 받고 있는 우리(북한)인민은 존엄 높은 강국의 인민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강연자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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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당출판사가 10월에 배포한 당원 및 주민강연제강 표지와 내지 일부. /RFA Photo – 김지은

소식통은 “며칠 전 대홍단군에 30cm 정도의 폭설이 내렸는데 군내 곳곳에서 전주대(전봇대)가 넘어지고 전기공급이 끊기는가 하면 통신도 두절되었다”면서 “강연 참가자들은 눈 좀 내렸다고 전기도, 통신도 끊기는 나라를 강국이라고 선전하니 이게 말이 되냐며 당국을 비난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초보적인 생필품도 생산하지 못해 자력갱생을 강요하며 인민들을 쥐어짜는 마당에 군사강국임을 자랑을 하고 있으니 주민들이 당국을 어떻게 보겠는가”라면서 “요즘 세상에 누가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우리나라가 세계가 인정하는 강국으로 발전했다는 당국의 선전을 그대로 믿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