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최근 별다른 움직임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 시점을 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는 한편 제3의 핵실험 장소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전문 매체 ' 분단을 넘어서(Beyond Parallel)는 이달 17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별다른 동향이 관찰되지 않았고, 4번 갱도의 진입로 공사는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20일 밝혔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가장 유력한 곳입니다.
이 매체는 3번 갱도 관련 움직임이 없는 것에 대해 한미 양국의 평가를 인용해 북한이 이 터널을 이용해 핵실험을 할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미 정보 당국은 올 초부터 복구 작업에 들어간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6월 이후 특이 동향이 관찰되지 않아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판단해 왔습니다.
이 매체는 또 4번 갱도의 진입로 건설 활동이 3번 갱도 외 핵실험 장소를 확장하는 것이거나 외부용 속임수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매체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감행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북한은 다른 장소에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 센터 특별연구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현재 추가 핵실험을 수행하기 적절한 시기에 대해 김정은 총비서의 정치적 결정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이러한 결정은 중국 공산당 당대회나 미국 중간선거, 미국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앞서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미국 중간선거 이전인 10월 16일부터 11월 7일 사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가 최종 실험 장비를 설치할 만큼 준비가 된 것으로 판단하는 한편 북한 입장에서 4번 갱도 공사를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에 움직임이 중단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실험할 경우 폭발력이 20킬로톤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풍계리 실험장이 적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CSIS 보고서가 제기하는 제3의 핵실험 장소와 관련해 특정 장소에 대한 증거는 없다면서도 풍계리 핵실험장 외 가능성 있는 장소에 대해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중국이 그동안 중국과 가까운 풍계리 핵실험이 중국 본토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안전성 문제를 제기해 왔기 때문에 다른 장소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게 하이노넨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비교적 큰 규모의 핵실험을 원할 것이라면서, 이경우 소규모 핵실험에 적합한 풍계리 실험장이 아닌 다른 장소를 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김 총비서가 세계적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도 지난 6차 핵실험 때만큼 강력한 규모의 핵실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그가 원하는 무기는 더 크고, 더 큰 무기를 터뜨려야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그는 또 이를 통해 스스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자격을 부여할 겁니다. 그는 더 큰 실험을 할 것이고 그것은 다른 실험장에서 할 수 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그러나 현재 제3의 장소로 알려진 장소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기자셜명회에서 "북한이 잠재적으로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