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북 간 외교를 통한 비핵화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북한 정책 분석관을 지낸 국제 연구기관 ‘원 어스 퓨처(One Earth Future)의 이민영(Rachel Minyoung Lee) 선임 분석관은 25일 미 민간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북핵을 주제로 개최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북한의 최근 대미정책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분석관은 2019년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핵을 포기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이 적대정책을 철회할 경우’ 협상하겠다며 여지를 남긴 것과 달리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핵보유국임을 재확인하면서 ‘그 어떤 협상도 없다’고 한 언급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김 총비서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민영 분석관 :김 총비서가 더 이상 비핵화도, 협상도 없다고 한 것은 그 스스로 비핵화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지 않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는 북한의 중단기적인 전술로도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북한이 미북관계 정상화를 원하면서도 더 이상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이날 회의에 함께 한 로렌 서킨(Lauren Sukin) 런던정경대 국제관계학 부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미러 관계 악화, 미중경쟁 심화 등 현재 국제 정세가 북한에 도발을 지속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다며, 7차 핵실험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서킨 부교수는 그러면서 이러한 긴장 고조 상황이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론이나 자체 핵무기 개발론을 부활시키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무력 도발 수위를 높이고, 핵실험 조짐도 관측되면서 북핵 대응의 일환으로 한국이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자체 핵무기 개발을 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킨 부교수는 또 현실적으로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할 경우 정권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투명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한 군비통제(Arms control) 협상이 오히려 실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협상안에서 제외시켜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이날 또 다른 전문가로 참석한 ‘원 어스 퓨처’의 신재우(Jaewoo Shin) 분석관은 최근 몇년 간 북한의 핵 관련 시설 동향에 대해 설명하면서 미국과 협상이 결렬된 2019년 이후 북한의 핵시설 개발이나 운영이 활발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신 분석관은 특히 영변 핵시설 가동 중단이 북한의 향후 핵 프로그램 저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에 대한 외교적 협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