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지난 6월 개최 예정이었던 제9차 조선소년단대회를 오는 11월에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학생들이 소년단대회 참가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대회 참가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5일 “요즘 조선소년단 제9차대회 개최에 따른 중앙 사로청위원회의 지시가 전국에 하달되었다”면서 “오는 11월 14일 소년단대회 개최방침에 따라 각 학교들에서 대회참가 대표들을 선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전국적으로 대부분의 학교들이 소년단대회 참가자 선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소년단대회에는 노동자 농민의 자녀들 속에서 학습과 소년단조직생활, 사회활동에서 모범적인 학생을 선발하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정작 노동자 농민의 자녀들 중에서 학습과 소년단조직생활, 사회활동에 모범적인 학생을 선발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노동자 농민의 자녀들은 식량부족과 생활난으로 결석이 잦아 학년별 학습도, 소년단 조직생활도, 사회활동에서도 뒤처지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간부들이나 돈 많은 주민들은 자기자녀를 대회에 참가시키려고 애쓰지만 이번 대회 참가대상이 아니며 참가대상으로 지목된 노동자 농민의 자녀들은 소년단대회에 관심이 없는 실정”이라면서 “청진시 김책제철소의 한 노동자의 자녀가 학교대표로소년단대회 참가대상으로 선발되었지만 몸이 아프다면서 대회 참가를 거부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11월의 평양날씨는 영하로 내려가는 추위가 오기 때문에 대회참가 대표로 선정되면 준비품이 많다”면서 “각자 동복과 내의 등 방한복비용을 준비해야 하는데 생계가 어려운 노동자 농민들이 자녀의 그 돈을 선뜻 장만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4일 “요즘 혜산시의 각 학교에서 제9차 소년단 대회 참가대상을 선발한다며 법석을 떨고 있다”면서 “학습과 소년단 조직생활, 사회활동에서 모범적인 열성자들로 소년단대회 참가자를 선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학생대표의 선정기준이 노동자 농민의 자녀들로 제한되면서 정작 참가자 선발에서 어려움이 있다”면서 “학교에서는 대회에 참가하면 원수님(김정은)과 기념사진을 찍는 영광이 있다며 선전하지만 학생 자녀를 둔 노동자 농민들로부터 별로 호응을 얻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창립 76주년을 맞으며 소년단 제9차대회가 11월 4일에 개최될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당국이 민생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일년 내내 각종 대회를 조직해 체제선전을 하다 못해 이제는 학생들까지 끌어내 선동하려 한다고 비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3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회에서 6월 초순 조선소년단 제9차대회가 수도 평양에서 성대히 개최된다고 발표했다”면서 “혁명의 대, 애국의 대를 이어 원수님(김정은)의 소년조직으로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과업과 방도를 토의하게 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 1946년 6월 6일 창립된 조선소년단은 주로 6월에 소년단대회, 전국연합단체대회 등 소년단, 청소년관련 행사를 진행했으나 소년단창립 76주년을 맞는 올해 들어 제9차 소년단대회는 처음으로 겨울철인 11월에 진행하게 됩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