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엔 재난사무국에 코로나 대응 ‘성공적’ 주장…전문가 “믿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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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유엔 재난위험 경감 사무국(UNDRR)에 보낸 보고서에서 코로나전염병 등의 재난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대응했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사회의 재난경감 국제행동강령인 ‘센다이 프레임워크’는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이 2015년 채택한 재난위험경감 기본전략(2015~2030년)입니다.

유엔재난위험경감사무국은 내년 5월에 중간 점검 검토 결과를 논의하고, 12월에 중간 점검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입니다.

27일 이 사무국 홈페이지에는 각 국가들이 제출한 '센다이 프레임워크' 중간 보고서들이 올라왔습니다.

‘센다이 프레임워크’를 수용한 북한도 최근 자체 보고서(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VOLUNTARY NATIONAL REPORT OF THE MTR SF)를 제출했는데, 폭우, 홍수 재난상황은 물론 코로나 전염병 대처와 관련해 북한 정권이 잘 대응했다는 자화자찬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먼저 북한은 ‘센다이 프레임워크 이행 중간 검토’를 실시하고, 이에 따라 정부 내 협의 및 검토를 진행해 승인을 얻어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고서는 2022년 9월 12일 북한 내각에서 승인됐다고 명시됐습니다.

보고서에서 북한은2015~2021년, 북한의 재난은 주로 홍수, 가뭄, 폭풍, 고온, 황사로 인한 것이었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요 기상학적 재난은 폭우와 홍수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은 재난이나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국민의 생명을 책임을 지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삶을 최대한 빨리 회복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설치해 매우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주장해왔던 것처럼 북한에서 코로나 감염자는 올해 5월 초에 처음 발생해 강력한 대응으로 100일만인8월 10일 코로나감염병을 종식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김정은 총비서는 코로나 비루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쾌유를 바라는 소망을 담아 자신의 상비약을 기부했다”면서“이것은 김 총비서가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또 다른 전설적인 장면”(This left another episode of his people loving legendary)이라며 내부 선전 내용을 그대로 보고서에 옮겼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이 제출한 이 보고서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민간연구단체 스팀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Martyn Williams) 연구원은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이 정보들이 전부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북한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을 유추해 봤을 때 이 보고서를 작성한 이들은 북한 관용매체들이 언급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놨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 :분명히 코로나는 북한 내에서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보고서의 몇몇 자료들은 사실이 아닙니다. 북한이 코로나를 종식시켰다는 것은 다른 나라들이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해냈다는 일입니다. 또 김정은 총비서의 상비약 기부에 대해서도 일부만 기부됐을 뿐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북한 코로나 관련 상황이 국가를 뒤흔들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잘 관리되는 것도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스 국장 :상비약 기부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사람들을 돕는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내부용 선전(프로파간다)일 것입니다. 아마도 주민들 일부에 상비약을 기부했겠지만, 다수의 주민들에 도움을 줄 정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