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차세대 친화’ 전략…학생 충성심 부각·학용품 수입도 늘려

0:00 / 0:00

앵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청소년과 어린이에 초점을 맞춰 선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학용품 수입을 전달의 6배로 늘렸는데요. 이렇게 '차세대 친화'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인지,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은 30일 건설 현장에 자원한 고등학생 인터뷰를 내보내며 정권에 대한 학생의 충성심을 강조했습니다.

[현장음] 학생 인터뷰

31일에는 김 총비서가 자강도 영재교육 기관 ‘학생소년궁전’을 현장 지도하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초중고 학생들이 방과 후 과외교육을 받는 곳이 새단장을 했다며, 김 총비서가 학생들 챙기기에 열심인 모습을 부각시킨 겁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학용품을 대거 수입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를 보면, 9월 북한은 볼펜 14만 달러어치, 교체용 볼펜 잉크 13만6천달러어치, 미술 용품과 연필 등 학용품을 48만7천 달러어치나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지난 8월, 볼펜 등 학용품 8만 달러어치를 수입한 것의 6배입니다.

이달 유엔 총회에서는 김성 북한 대사가 어린이 지원 의지를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 우리는 어린이들을 지원하고, 권리를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외부적으로는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내부적으로는 장기 집권을 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Ken Gause) 선임국장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 총비서가 교육에 투자하고, 젊은이들과 친밀한 모습을 통해 ‘미래 세대 장악력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스 국장 : 김정은 총비서는 항상 젊은층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어린이와 젊은이들에게 많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이죠. 김 총비서가 외부 세계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방법입니다. 아이들에게 힘쓰는 모습은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이익이 있습니다.

미 연구기관 ‘로그스테이츠 프로젝트’ (Rogue States Project)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대표는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는 북한 정권의 장기 생존 전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씨 일가가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면서 통제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외부세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The reason the Kim family wants to retain as much control and putting more resources into the youth is fear of the outside world.)

북한 정권은 외부세계 (정보 등)가 서서히 북한 내부로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권력을 오랜기간 유지하려면 이 세대를 잘 통제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Pyongyang knows the outside world is slowly reaching into North Korea. The more they can shape the narrative and control the masses the better off they think they will be and that the regime can survive for the long haul.)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