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과 러시아가 철도 화물 운송을 재개한 가운데, 미국의 러시아 전문가는 북한 내 러시아 대사관이 가장 먼저 정상화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일 미국의 민간단체 전미북한위원회(NCNK)와 동서센터(East-West Center)가 공동주최한 북한-러시아 관계(Moscow-Pyongyang Relations through the years) 관련 화상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세미나에서 앤서니 린나(Anthony Rinna) 사이노-NK 리서치그룹(Sino-NK scholarly research group) 연구원은 평양에 위치한 주북 러시아 대사관이 다른 대사관들에 비해 더 빨리 정상화될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분명히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은 모두 25개이지만,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봉쇄된 이후 중국, 러시아, 몽골, 베트남(윁남) 등 8개 국가만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고 이들도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국경이 봉쇄된 이후 북한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이 직접 궤도수레를 밀며 국경을 건너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러시아가 북한 주재 대사관에서 대거 철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린나 연구원은 “북한과 러시아는 외교뿐 아니라 2일 보도된 것처럼 물류, 운송,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이날 모스크바 타임스(The Moscow Times) 등 러시아 언론은 코로나 영향으로 약 2년8개월 동안 중단된 북러 간 철도 화물 운송이 재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연해주 하산역에서 말 30마리를 실은 화물 열차가 북러 접경지역에 있는 북한 두만강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린나 연구원은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외교적인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하면서 경제교류가 시작된 만큼 평양에서도 곧 대면외교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린나 연구원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평양에서 외출을 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북한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신홍철 대사 등 북한 외교관들과 잘 소통하고 있고, 현재로선 북한 평양에서보다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더 많은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William Brown) 미 메릴랜드대 교수도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러시아와 북한의 교역재개 소식은 북한이 코로나 제한을 일부 해제한다는 의미”라며“아마도 빠져나갔던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을 더 원활하게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코로나 봉쇄 당시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은 궤도수레를 타고 국경을 넘는 진기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아마 북한이 국경을 조금씩 개방한다면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은 북한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다만, 이들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교역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북러간 교역이 재개된다 해도 북한 경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이날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이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에 보내는 것처럼 위장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상당한 양의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