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9월부터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브루킹스연구소의 한국석좌로 취임한 앤드류 여(Andrew Yeo) 미 가톨릭대 교수가 같은 달 '북한의 국가, 사회 그리고 시장(State, Society and Markets in North Korea)'란 제목의 새 책을 발간했습니다. 홍알벗 기자가 여 교수로 부터 최근 북한 관련 상황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근래에 북한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이 있다면 남북 간, 그리고 미북 간 화해와 종전선언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여 교수: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이 실패한 이후로 우리가 알고 있듯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 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도 관심이 없고 어느 정도의 제재 완화 없이 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제 생각에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때 종전선언은 채택되지 않을 것입니다. 종전선언이 보다 광범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의 일부로 포함되지 않는 한 아무리 그 의도가 좋다 하더라도 채택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종전선언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기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북한의 국경폐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 그리고 주민들의 삶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여 교수: 제가 보기에 북한 경제를 망가지게 한 주요 요인은 대북제재보다는 국경폐쇄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한 대가를 더 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러시아와 중국이 또 제안한 대북제재 완화가 북한의 인도적 고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핵 프로그램을 철회하는 것만이 그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주민들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한국 드라마나 미국 영화를 봅니다. 아무리 처벌을 강화해도 우회해서 보는 방법을 찾아 냅니다. 북한 당국은 국경폐쇄 조치 등으로 북한 내부로 들어오는 정보의 양을 제한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들의 북한 내 유통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기자: 올해 들어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북한의 신형 무기 개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 교수: 네, 철도와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의 이동성과 우라늄 농축 처리의 발전과 같은 것들이 문제인데요. 이러한 위험은 모두 점진적인 것으로 미국의 위상을 당장 크게 변화시키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북한이 이러한 신무기 개발 능력을 더 많이 발전시킬수록 미국과 의미 있는 대화를 재개하기는 더 어려워질 겁니다. 2년~ 5년만 기다려도 북한의 무기 기술은 점점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마저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는 데서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기자: 내년이면 한국은 새 대통령을 뽑게 됩니다. 한국의 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와 관련해 조언을 하신다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여 교수: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해서도 안됩니다. 그리고 대화를 할 때 지켜야 할 선이 있겠지만 열린 마음과 유연성을 갖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이 틀 밖에서도 생각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또한 기회가 있을 때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합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이번에 발간하신 책은 어떤 책인지 소개해 주시죠.
여 교수: 우리가 보았듯이 북한은 시장의 부상, 핵무기의 확장, 새로운 리더십과 같은 다른 중요한 발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이 책은 한편으로는 북한 내 변화와 향후 전망을 정리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이며 정치적 자유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북한의 이 두 가지 이야기와 씨름하고, 또 북한에 변화가 있다고 말할 때 그것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려고 했습니다.
앵커:지금까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와 함께 북한문제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대담에 홍알벗 기자였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