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연말을 맞으며 북한 당국이 김정은 총비서의 위대성 선전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김정은이 고려항공에 민항기 마련을 지시해 북한의 민간항공여행 시대를 열었다고 선전하고 있어 북한 주민들이 어이없어 한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4일 “요즘 당국이 주민들에게 총비서(김정은)의 위대성선전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김정은에 대한 선전이 너무도 현실과 동떨어진 허황한 내용이어서 당국의 선전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주 토요일 정기 주민학습에서는 총비서가 지난 2012년 고려항공총국을 방문해 (북한의) 민항기 시대를 열었다는 내용의 위대성 교양이 진행되었다”면서 “10년 전에 이미 총비서가 세계적인 민항기 시대를 예견하고 고려항공총국을 직접 찾아 민항기를 빨리 마련해 인민이 자유롭게 항공기를 이용해 여행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교양자료에서 김정은은 우리(북한)나라의 항공상태가 새 세기의 요구에 따라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면서 “긴급한 일이 제기되면 비행기를 타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며 고려항공총국에 빨리 해결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학습내용을 들은 참가자들은 일제히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강냉이 밥도 없어서 먹고 사는 걱정을 해야 하는 판에 민간항공기가 무슨 소리냐, 만약에 비행기가 있다고 해도 그걸 누가 타고 다닐 수 있냐며 황당해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버스나 기차도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않아 며칠씩 기다려야 하는데 비행기 같은 소리나 하고 있다면서 김정은의 위대성 선전에 기가 막힌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5일 “요즘 중앙에서 내려 보낸 김정은 위대성 교양자료에 너무도 황당한 내용이 담겨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면서 “이미 10년전에 인민들의 자유로운 항공여행을 위해 자력갱생으로 비행기를 장만하라고 고려항공총국에 지시했다는 내용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주 신의주시 각 공장, 기업소들에 배포된 위대성 교양자료에는 민항기를 마련할 데 대한 총비서의 위대성 교양자료라는 것이 포함되었다”면서 “하지만 참가자들은 고려항공총국에 무슨 수로 자체적으로 민간 항공기를 마련하라는 것인지 김정은의 어이없는 지시를 왜 선전하는지 모르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 위대성 교양자료에 따르면 2012년 고려항공총국을 찾은 총비서가 ‘국제민간항공기구에서 각국의 낡은 비행기들을 이용하지 못하게 결정했으니 새 비행장비를 자체적으로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그것도 자력갱생의 힘으로 자체로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하니 선전당국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우리 나라에서 비행기를 마음대로 탈 수 있는 사람도, 위급한 시기에 비행기가 절대 필요한 사람도 단 한 명(김정은)뿐 아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은 당에서 왜 갑자기 민항기를 마련하라는 총비서의 과거 지시를 위대성 선전에 포함시켰는지 의아해 하고 있다”면서 “지금 체제하에서 일반 주민들이 생전에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겠냐며 절망감을 드러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고려민항총국은 북한의 유일한 국영 민항업체로 총 1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산하에 장비국, 지상운영관리국, 항공봉사영업국, 교통국이 있고 총국 지휘부에는 참모부, 정치부, 보위부, 운수부, 대행부, 기술부 등이 있습니다.
보유 항공기는 모두 오래 되고 낡은 러시아(구 소련)산과 우크라이나 산으로 김정은 전용기 일류신-62 1호기와 2호기 2대, TU(뚜폴레프)-154 2대, TU-134 2대, TU-204 2대, 안토노프(Антонов) AN-148 2대, AN-24 3대, 일류신-18(Ильюшин Ил-18) 1대, 대형 수송기인 일류신-76 2대 등 총 16대입니다. 이중 일류신-76 한 대는 김정은 개인을 위한 전용 수송기입니다.
북한의 국제선 항공취항지는 중국(연길, 심양, 상해, 북경)과 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등이 있으며 외국 관광객 수송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선은 삼지연, 어랑, 원산 등지에 취항하고 있으나 2000년부터 코로나 사태로 모든 노선의 운행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